아이폰13 VS z플립3, 잡스였다면..[오동희의 思見]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 9. 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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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7년 맥월드 행사에서 스티브 잡스 CEO가 자사의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애플 발표 동영상 캡쳐.


"오늘은 제가 2년반 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날입니다. 살다보면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놓습니다. 이런 제품을 하나라도 만드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것입니다. 애플은 운좋게도 이런 제품을 몇개 만들었습니다.

2007년 1월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7년 맥월드' 행사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차분한 목소리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애플이 만든 운 좋은 제품으로 1984년 맥킨토시, 2001년 아이팟을 언급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오늘 우리는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무려 3개나 선보이려 합니다. 첫번째는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와이드스크린 아이팟입니다. 두번째는 혁신적인 휴대폰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획기적인 인터넷통신기기입니다."

여기까지는 잡스의 페이크였다.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의 대단함을 보여주기 위한 수사(修辭)였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했다.

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7년 맥월드 행사에서 스티브 잡스 CEO가 자사의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애플 발표 동영상 캡쳐.


"이것들은 각각 3개의 제품이 아닙니다. 단 하나의 제품입니다. 우리는 이 제품을 아이폰이라고 부릅니다."

현장의 청중들은 열광했다. 2007년 1월 9일 진행된 잡스의 이 프리젠테이션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표로 기록됐다.

잡스는 당시 스마트폰이라고 내놨던 모토롤라Q, 블랙베리, 팜 트레오, 노키아E62 등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스마트폰의 40%를 차지하는 하단부의 키보드와 탑재된 소프트웨어의 수준을 유치원 수준이라고 깔아뭉갰다.

그 이후 전면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진정한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고, 그 혁신 제품으로 주머니 속 인터넷은 현실이 됐다. 물론 당시 언급된 메이저 휴대폰 회사들은 그 이후 변화와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휴대폰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7년 맥월드 행사에서 스티브 잡스 CEO가 자사의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경쟁사의 재품인 모토롤라Q, 블랙베리, 팜 트레오, 노키아E62 (사진 왼쪽부터)에 대해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애플 발표 동영상 캡쳐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의 혁신은 세상을 그렇게 바꿨고, 그 시장은 애플과 그 뒤를 발빠르게 따라간 삼성전자가 양분했다.

소비자들의 애플과 삼성전자 휴대폰에 대한 평가를 심플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애플은 사진이 감성적으로 이쁘게 나온다", "디자인이 멋지다"로 대표된다. 그 외 보안이나 애플 제품 상호간 호환성 등을 호평한다. 삼성전자는 "사용하기 편하다, 다른 제품들과의 호환성이 좋다. 가성비가 좋다"였다. 디자인과 하드웨어 성능으로 갈렸다.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Samsung)과 애플(Apple)의 장점을 합친 샘플(Samsung+Apple=Sample)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

각각의 경쟁 우위 양상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과 Z플립 출시 이후 변하고 있다. 접히는 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 "디자인이 멋지다'는 경쟁우위의 항목이 애플에서 삼성전자로 넘어가고 있다.

애플은 사진은 이쁜데, 그 사진을 다른 곳으로 옮겨 저장하는 등의 작업이 불편해 용량을 계속 늘린 다음 세대로 바꿔야 하는 애로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쁜 사진이 많이 저장될수록 스마트폰이 덜 스마트해지는 아이러니를 경험한다고들 한다.

유저인터페이스와 편리한 휴대를 강조했던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팀 쿡의 혁신 없는 전략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잡스는 2007년 발표에서 첫 아이폰에 대해 "디자인은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정말 좋다"고 했다. 그가 '허리를 접은' 삼성 Z플립3'을 쥐었을 때 어떻게 평가했을지 자못 궁금하다.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업체를 인수했을지 모른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잡스가 생각하는 혁신의 한 양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비록 삼성이 먼저 시작했더라도 그는 이를 따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파블로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들은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들은 훔친다고 했다"며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일부 완전된 내용: 스티브 잡스가 1952 년 워싱턴 포스트의 한 칼럼니스트가 잘못 인용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 원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좋은 예술가는 창조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임)

(서울=뉴스1) = 애플이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애플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13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온라인 행사를 통해 Δ아이폰13 미니 Δ아이폰13 Δ아이폰13 프로 Δ아이폰13 프로 맥스 등 총 4가지로 구성된 아이폰13 시리즈와 9세대 아이패드, 6세대 아이패드 미니, 애플워치 시리즈7 등을 선보였다. 가격은 아이폰13 799달러(약 94만원), 아이폰13 미니 699달러, 아이폰13 프로 999달러, 아이폰 13 프로 맥스 1099달러, 9세대 아이패드 329달러, 6세대 아이패드 미니 499달러, 애플워치 시리즈7 399달러 등이다. (애플 유튜브 캡쳐) 2021.9.15/뉴스1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의 혁신은 눈에 띄게 줄었다. 디자인의 변화는 더욱 그렇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 11과 12와 13의 차이가 뭐지"라는 반응이 다수다. 폴더블이나 플립으로의 혁신적인 전환 움직임은 전혀 없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팀 쿡 애플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의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한 후 외신들의 반응은 차갑다.

팀 쿡 CEO가 "애플의 모든 일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고, 우리는 이를 위해 계속해서 혁신한다. 우리는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이 매일 위대한 일을 하도록 돕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잡스의 발표 직후 이어진 것과 같은 열광과 박수는 없었다.

새 A15 칩셋을 탑재하고 배터리 수명을 2시간 연장한 게 전부라는 평도 있다.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 달 출시한 갤럭시 폴드3·플립3에 적용한 120Hz의 주사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안타까움도 보인다.

'아이폰13' 시리즈를 비롯해 태블릿 PC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신형, 새로운 스마트워치 '애플워치7' 등에 대해 팀 쿡은 "굉장히 화려한 발표였다"고 자평했지만, 외신들은 시큰둥했다.

뉴욕타임즈는 행사 직후 "아이폰 13은 전작인 12와 큰 변화가 없다"고 평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깜짝 혁신을 통해 놀라움을 줬던 스티브 잡스와 달리 팀쿡은 안드로이드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수준으로 포트폴리오 전반의 기능 개선 전략을 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애플이 휴대폰을 재발명했다"고 선언했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내달 5일로 10주기가 된다. 잡스 이후 10년간 팀 쿡은 애플의 매출은 3배, 시가총액은 10 배 가량 키웠다. 하지만 잡스의 아이폰이 출현한 이후 사라진 많은 휴대폰 메이저들처럼, 혁신이 사라진 애플과 팀 쿡에 대해 잡스는 어떤 생각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삼성 '갤럭시 Z 플립3' 제품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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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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