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스타트업 IR] '메타코칭'으로 홈트레이닝 몰입도 확 끌어올린 리트니스

이창훈 2021. 9. 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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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대표 "동기부여와 실행, 목표설정의 '선순환루프'가 관건이죠"
라이브 수업마다 '오퍼레이터'가 트레이너와 참여자간 소통 촉진
*인터뷰 동영상은 기사 하단
김상현 꾸내컴퍼니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리트니스 홈트레이닝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사태로 일상화된 비대면 트렌드 중 하나가 홈트레이닝이다. 줄임말인 ‘홈트’는 언택트 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신조어가 됐다.

방역 규제로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된 현실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보니 거부감이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지속불가능성’이 치명적이다.

의욕적으로 구매한 고가의 러닝머신과 실내사이클이 며칠 안 가 ‘빨래건조대’로 변신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유튜브에는 홈트레이닝 가이드 영상이 넘치고 전문 트레이너들의 코칭 앱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 코칭 또한 몰입도와 동기부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일방적으로 따라하는 방식은 금방 포기하게 된다. 화상회의 방식의 양방향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에게 집안을 노출시키기 께림칙하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양방향이되 화면만 1대1인 프로그램은 없을까? 그런 니즈를 구현한 홈트레이닝 서비스가 리트니스다.

리트니스는 화상회의 방식을 탈피해 트레이너와 1대1 양방향 인터랙션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럴 리가. 그게 전부면 ‘혁신 스타트업’ 대열에 끼지 못했을 것이다. 리트니스의 강점은 몰입도에 있다.

대부분의 홈트레이닝 앱은 트레이너와 참여자라는 2개의 배역이 전부다. 리트니스에는 ‘제3의 눈’ 즉 트레이닝의 연출자가 있다.

트레이너가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표현을 골라 어드바이스 해주도록 가이드하는 ‘오퍼레이터’다.

1대1 코칭 보다 한 단계 위 메타(Meta) 차원에서 소통을 촉진해주는 ‘메타코칭’이라 할 수 있다.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 하는 메타인지와 같은 개념이다.

화면에 보이지 않지만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임에도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해주는 리트니스만의 비결이 거기 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리트니스 앱을 개발 운영하고 있는 꾸내컴퍼니 김상현 대표에게 들어봤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는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됐다.


트레이너와 참여자 1대1 화면구성으로 참여자 대부분 카메라 켜게

Q. 다른 홈트레이닝 앱과 리트니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유튜브 같은 단방향 홈트레이닝은 조금 힘들면 자신도 모르게 강도를 낮추거나 중간에 그만 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험을 몇 번하다 보면 운동 효과를 느끼기 어렵게 되고 “역시 홈트레이닝은 운동이 안되나 봐” 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양방향 홈트는 회원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코치가 실시간으로 보고 인터랙션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 고강도 집중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회원들이 카메라 화면을 켜야 한다는 겁니다. 대개는 자기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카메라를 켜지 않습니다. 그건 양방향이 아니라 단방향 트레이닝이죠.

리트니스 회원들은 80~90%가 카메라를 켜고 운동합니다.

이렇게 화면을 켜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프라이버시의 보장입니다.

리트니스는 그룹 운동이지만 회원의 모습은 코치만 볼 수 있고 다른 회원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홈트레이닝은 특히 여성회원들이 많은데, 여성들은 몸에 착 붙는 운동복과 정리되지 않은 집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에 심리적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되죠. 트레이너와만 화상으로 대화하고 다른 회원들에게는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1대1 화면구성이 카메라를 켜게 하는 첫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몰입해서 운동할 수 있습니다.

Q. 운동중 한눈팔거나 요령부리지 않고 몰입하게 할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까?

A. 꾸내컴퍼니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양방향 라이브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운영해왔습니다. 오랜 운영 경험을 통해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트레이너 마다 코칭의 방식과 요령, 표현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참여 인원과 적응도에 따라서도 코칭 효율성이 큰 편차를 보일 수 있습니다.

라이브 트레이닝은 트레이너와 참여자가 공동 출연하는 라이브 방송입니다.

어느 방송에나 연출자가 있듯이 홈트레이닝도 연출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연출자인 오퍼레이터를 두자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리트니스만의 집중도 높은 트레이닝을 만들었습니다.

아마 참여해 보신 분들은 다른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 느낄 수 없는 몰입감을 느끼실 수 있었을 겁니다. 그것이 리트니스만의 차별점입니다.

Q. 오퍼레이터가 서비스 차별화의 핵심일 것 같은데요,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아, 이건 영업비밀이라 노출시키기가 좀 그렇습니다만. 하하.

양방향 라이브 홈트의 참여자들이 보는 화면은 1대1이지만, 트레이너의 화면에는 모든 참여자들이 나타납니다.

트레이너가 동작을 시연하면서 모든 참여자들을 모니터링해서 그때 그때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트레이너와 함께 화면을 보고 있는 오퍼레이터는 모션 체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잘못된 자세를 취하는 참여자나 한눈파는 참여자들을 파악합니다.

또 트레이너가 사용할 적절한 표현, 참여자의 이름 등 몰입을 유도할 대사도 귀띔해 줍니다.

리트니스 트레이너가 참여자들의 피트니스 동작을 코칭하고 있다. 화면에는 보이지 않지만 트레이너가 미처 챙기지 못한 사각지대의 움직임도 파악해 가이드해준다.

쉬고 있는 분이 계실 경우 “OO님, 많이 힘드시죠. 힘내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라던가 런지를 하고 있는데 무릎이 앞으로 많이 나간 경우 “OO님, 무릎 뒤로 조금만 더 빼주세요”라고 피드백을 드립니다.

이런 노하우들이 축적되면서 트레이너가 바뀌더라도 일정한 수업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게 된 거죠.

리트니스가 축적해 놓은 ‘몰입유도 오퍼레이팅 기술’을 알고리즘화해 AI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머지않아 오퍼레이터의 역할을 AI가 수행하게 될 겁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콘텐츠나 기술적 요인이 아닌 사람”

Q. 홈트는 지속가능성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가장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거셨는데 그건 어떤 원리에 의해 가능한 것인지요?

A. 첫 번째 포인트는 운동하고 땀 흘린 뒤 느끼는 개운함, 성취감을 주는 것입니다.

그냥 따라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코치와 실시간으로 인터랙션 하면서 성취감에 대한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해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중간에 포기 하거나 강도를 낮추지 않고, 고강도로 집중 운동할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수업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물질적인 리워드, 예컨대 수업료 환급 같은 경우 초기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지속가능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계획을 수행하는 과정을 성찰하고 다시 달성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선순환 루프’를 스스로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혼자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리트니스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수행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세 번째 포인트는 수업 후 코치와 다른 회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사회적 욕구나 인정 욕구에 대한 보상이죠.

운동 후 궁금한 점이나, 소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힘든 운동을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일종의 팀웍을 통한 연대감의 힘으로 운동의 모티베이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양방향 홈트를 이끌어오면서 나름대로 정립한 철학이 있습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컨텐츠나 기술적 요인이 아닌 사람이라는 겁니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서만 움직여집니다. 그래서 휴먼터치(Human Touch)‘시선의 압박(Peer Pressure)’같은 요소를 어떻게 시스템으로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습니다. 그것이 리트니스 회원들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동력이라고 봅니다.

Q. LG와 카카오가 같이 추진하는 ‘스마트 홈트’는 멀티뷰로 트레이너의 동작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고, AI가 자세 교정을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미국의 미러도 그렇죠. 강사의 자세를 눈으로 보고 미러링 하는 것은 어떤 효과나 장점이 있을까요?

A. 인공지능을 통해서 운동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만큼 AI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동할 때 컨텐츠를 잘 보고 잘 따라 해 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넘어서 자신에게 맞는 강도를 유지하면서 힘들더라도 중간에 쉬거나 포기 하지 않고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동기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동기는 트레이너나 같이 운동하는 회원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사회적 욕구가 이끌어 냅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 AI 보다는 사람의 코칭이 동기부여에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도 사람이고 지속가능성과 향상 욕구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AI 기술은 코치가 더 효율적으로 코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코칭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250만 육아맘 위한 피트니스와 건강식품 등 공익 사업 추구

Q. 그런 철학과 노하우는 홈트레이닝 외의 사업영역에도 유효할 것 같습니다. 다른 영역이나 해외 진출 가능성은 어떤가요?

A. 언젠가는 그래야겠지만 현재는 운동이라는 영역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 서비스를 이용하다 하다보면, 운동 도구, 기구, 운동복 등이 필요하게 되는데요, 추후에는 커머스 비즈니스에도 연결 할 수 있겠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희 서비스 회원의 80~90%가 화면을 켜고 운동을 하시는데요, 그래서 어떤 어드바이스가 효과적인지, 성별에 따라 어떤 운동을 선호하고 어느 시간대에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에 대한 실증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기회도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Q. 비자발적 비대면 시대이다보니 대면의 교감 욕구가 항상 존재합니다. 리트니스는 그같은 욕구를 충족시킬 대안도 있는지요?

A. 온라인에서의 운동 경험이 오프라인에서 운동 경험을 대체할 것 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코로나 상황이 좀 개선되면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 등으로 정서적 교감을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정서적 교감이라는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요,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 수업 후 리뷰, 클럽 활동으로 코치와 회원, 회원과 회원간의 지속적 소통기회를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김상현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매경미디어센터 앞에서 스쿼트, 런지, 플랭크 동작을 차례대로 선보이고 있다.

Q. 기업 성장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고 계신가요?

A. 1세부터 10세 사이의 자녀가 있는 육아맘이 국내에 250만 명 정도입니다. 그 중 10% 정도를 클라이언트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까지 병행하면서 육아 부담을 지는 경우도 많은데 그 들이 바쁜 일상에서 리트니스를 통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맨몸 운동 이외에 바벨, 덤벨 등을 활용한 다양한 수업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5년 이내에는 육아맘들을 위한 건강식품 커머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회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육아맘의 건강 지원은 비즈니스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Q. 파생서비스나 새로운 서비스 론칭계획도 있습니까?

A. ‘클럽’이라는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참여자분들이 운동 이후에 강사 혹은 타 참여자분들과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장이에요. 현재는 앱 외부에서 하고 있지만 10월까지 앱도 오픈하려고 준비중입니다.

글·사진=이창훈기자·손정아연구원 / 영상=손성봉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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