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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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점검하는 일은 가능한가.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5회 기획 기사를 준비했던 지난 6월, 이 질문에 수시로 붙잡혔다. 젠더>
여성이 어려움 없이 출산휴가를 쓰고 있는지, 제도가 현장에 잘 정착됐는지 점검할 '지표'도 없이 제도가 운영되어 온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112 신고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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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아 한겨레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점검하는 일은 가능한가.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5회 기획 기사를 준비했던 지난 6월, 이 질문에 수시로 붙잡혔다. 이번 취재는 확실히 그간의 작업과 달랐다. ‘비판’이 아니라 ‘발견’에 가까웠다. ‘비판’의 대상은 이미 존재하지만, ‘발견’의 대상은 내가 찾아내야만 존재한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읽어내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 겉으론 매끈해 보이지만 은밀한 차별을 품고 있는 데이터를 발견해 독자 앞에 펼쳐놓아야 했다.
시작은 출산(전후)휴가 사용률이었다. 임신한 여성 노동자에게 출산휴가는 당연한 권리다. 제도가 처음 시행된 지 68년이 지나기도 했다. 그런데도 출산휴가 사용률 집계는 어디서도 이뤄지지 않았다. 여성이 어려움 없이 출산휴가를 쓰고 있는지, 제도가 현장에 잘 정착됐는지 점검할 ‘지표’도 없이 제도가 운영되어 온 것이다. 분명 존재하는데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통계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112 신고 통계다. 경찰청은 매년 총 112 신고 건수를 발표하지만, 신고자 성별로 분리해 공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리하면 새로운 게 보인다. 한 경찰이 ㄱ경찰서에 접수된 112 신고를 시험 삼아 성별로 분리했더니, 신고자가 남성일 때는 ‘계속 조사’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여성일 땐 ‘현장 종결’하는 비율이 높았다. 성별에 따라 경찰이 하는 조치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기획은 지난달 20일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요즘도 종종 빈칸을 발견한다. 못 본 척 지나칠 순 없어 은근슬쩍 기획을 연장했다. 빈칸을 찾는 끝없는 여정에 동행해준 한겨레 젠더팀 동료들과 디지털 콘텐츠부장 김남일 선배에게 꽉 찬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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