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해진 라인업 & 높아진 데시벨..20홈런 내야수, 이렇게 소중했다
[OSEN=창원, 조형래 기자] 20홈런 주전 내야수의 존재감이 이렇게 컸었나 싶다. 단 한명이 추가됐을 뿐인데 팀의 짜임새와 수비의 안정감, 그라운드에서의 활력이 완전히 달라졌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노진혁이 후반기 합류와 함께 팀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전반기 막판 허리 통증으로 이탈했던 노진혁은 후반기가 시작한 뒤에도 좀처럼 복귀하지 못했다. 후반기 시작하고도 한 달여가 지난 지난 14일 창원 키움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이 됐다.
일단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 선발 출장하면서 조금씩 감각을 익혀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언제 부상이 있었냐는 듯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복귀 첫 경기에서 홈런 포함해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10-8 승리를 이끌었다.
이튿날인 15일 역시 타선에서 멀티 히트 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은 수비에서 더 빛났다.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3회초 선두타자 예진원의 3루 덕아웃으로 빨려 들어가는 파울 타구를 몸을 날려서 걷어냈다. 보호펜스가 낮은 곳으로 타구가 향하면서 노진혁이 몸을 날릴 때 위험한 자세로 넘어졌다. 허리가 꺾이는 모습도 보였고 글러브를 낀 왼팔에는 타박상에 출혈까지 발생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아웃카운트 추가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상대팀이 바뀌고 맞이한 16일 창원 LG전. 그는 2회말 선제 적시타를 뽑아낸 뒤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향했고 상대 폭투 때 빠른 판단으로 3루까지 도달했다. 강진성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홈까지 밟았다. 이날 팀은 2-0으로 승리를 거뒀고 노진혁은 결승타와 추가 득점을 본인의 힘으로 완성했다.
없을 때는 그리 티가 나지 않았지만 결국 돌아오고 난 뒤에야 얼마나 소중한 선수인지, 팀을 얼마나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선수인지가 확인이 됐다. 노진혁은 후반기 3경기에서 9타수 6안타(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도 모두 승리를 거뒀고 2경기에서는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기존 나성범, 양의지, 알테어에 단 한 명의 선수가 더해졌는데 타선의 파괴력과 짜임새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동욱 감독은 “노진혁이 돌아와서 타선에서 분위기를 타면서 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간판스타 나성범 역시 노진혁의 복귀를 반겼다. 그는 “부상에서 (노)진혁이가 돌아와서 타선이 짜임새가 생겼다”라고 전했다.
비단 타선에서만 노진혁의 존재감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수비적인 가치도 크다. 일단 현재는 허리 통증 관리를 위해 3루수로 나서고 있다. 김주원, 박준영 등의 유격수 자원들이 버티고 있기에 노진혁을 3루수로 활용할 수 있었다. 언젠가는 유격수로 돌아가야 하지만 일단 3루수로 나서면서 체력 부담을 덜고 공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라운드 내에서도 존재감이 남다르다. 한동안 최정원, 박준영, 김주원, 도태훈, 최보성 등 젊은 선수들로 내야진이 꾸려지면서 내야진의 리더라고 할 선수가 없었다. 목소리를 높이며 콜플레이를 하고 리드할 수 있는 선수가 전무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노진혁이 돌아와서 단숨에 해결했다. 나성범은 “경험이 있는 선수고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 수비에서는 기본이고 내야에서 쉬지 않고 떠들고 있더라. 내야에는 다 조용한 선수들이 있었는데 진혁이가 한마디씩 중간에 던져주면서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거라. 후배들을 잘 이끌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내야진의 리더가 돌아오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부족한 경험을 충족시켜주는 모양새가 됐다. 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과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것은 기본. 지난해 타율 2할7푼4리를 기록했지만 데뷔 첫 20홈런에 OPS 0.836을 기록하면서 타격 생산성과 장타력에 눈을 떴던 유격수의 사령관 기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활력소를 제공해주고 있다./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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