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떠] 2050년 車부품업체 37% 사라져..전기차 전쟁에서 살아남을 모빌리티 기업은?
"中, 美에선 테크 업체가 차 업체 조력자로"
"테크 기업들도 전통 차 업체 무시 못해"
"수소가 답인 모빌리티 많다.. 전기차만이 정답은 아냐"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 중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도요타, GM 정도가 향후 모빌리티 전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20년가량 자동차 분야를 연구해 온 모빌리티 전문가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17일 방영된 조선비즈 재테크 유튜브 채널 ‘누워서 연 2000만원 떠먹기(누이떠)’에서 내린 분석이다. 고 센터장은 “이제는 모빌리티가 통신, IT, 배터리, 하드웨어 등을 모두 포함해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라며 “테크 기업이 전통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더 빨리 빨아들일 것인지, 기존 차 업체들이 테크 기술을 더 빨리 습득할 것인지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고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증시 지도를 그려도 될 정도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 같은데.
“맞다. 요소 기술이라는 게 다양하기 때문에 그렇다. 가령 배터리는 화학이 들어가고, 서비스는 IT와 통신이 모두 포함된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에는 테크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이 다 녹아있다. 결국 모빌리티는 서비스부터 하드웨어까지 매우 다양한 것들이 포함되고, 이런 것이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서 융복합되는 흐름을 보인다.”
-모빌리티 산업의 주요 축은 뭐라고 보면 되나?
“케이스(C.A.S.E.), 에이시스(A.C.E.S.) 등의 조어로 통칭하고 있다. 첫번째 축은 연결성(Connectivity)이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A부터 B까지 이동하고자 할 때 통신이 연결되어야 가능하지 않겠나. 또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해서 차에서 다양한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차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연결성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엑시노트 오토(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될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세서)같은 통신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만드는 이유도 통신과 하드웨어를 전부 연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전자 업체들이 모빌리티 산업에도 등장하기 시작하는 거다.
다음 축은 자율주행(Autonomous)이다. 자율주행은 세상을 바꾸는 기술로, 복잡한 연산의 주체가 사람에서 컴퓨터나 AI로 완전히 이전된다는 의미다. 인지, 판단, 제어가 모두 자동화되는 게 자율주행이다. 이게 된다면 앞으로 어마어마한 산업의 변화가 일어날 거다. 2차원 공간의 장애물을 다 피할 수 있는 자동차가 완성되면 3차원 공간은 피할 게 날아다니는 새 정도밖에 없다. 자율주행 기술은 오프라인 영역의 자동화를 수반해 굉장한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또다른 축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완벽히 구현되면 일론 머스크가 말했듯 도로의 자동차는 지금의 엘리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거다. 즉 우리는 앱을 통해서 가고자 하는 위치를 도로에 다니는 자율주행차를 잡기만 하면 된다는 거다.
마지막은 전동화(Electrification)다. 전동화 하나만으로도 산업계에 큰 충격을 준다. 세계 각국이 2050년까지 탄소 제로(0)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그러면 자동차 부품의 약 37%가 없어지게 된다. 100년 전통의 화석 연료 기반의 차를 전부 배터리와 모터로 바꾸는, 매우 큰 변화다. 위 네 요소가 자동차 업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 번도 안 해봤던 기술들을 동시에 접목해야 하니 쉽지만은 않은 상황인 거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잘 대응하고 있는 건가?
" 중국과 미국에서는 많은 테크 업체들이 자동차 업체의 조력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위에서 언급한 C.A.S.E. 4개 부문에선 테크 기업들이 상당한 우위를 갖고 있다. 애플도 그렇고, 샤오미나 소니도 자기네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를 맡을 테니 기존 완성차업체들이나 부품업체들에 나머지를 만들어달라고 하는 거다. 이게 차 업계 큰 축으로 등장한 ODM(제조자 개발 생산)이다. ODM 형태라는 건 결국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력과 기술력 등을 고려할 때 전통 기업 중 폭스바겐, 도요타, GM, 현대·기아차는 그래도 테크 업체의 대항마로 계속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거다. 이들 업체가 최근 대부분 전기차 배터리 전용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전기차 전쟁 시대가 도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테크를 배우는 게 빠를 것인지, 테크 기업이 자동차 기술을 배우는 게 빠를 것인지의 싸움이다.”
-탄소 제로 대응책으로 수소차가 대안으로 언급되는데 어떻게 보나?
“현재 테슬라 모델S에는 540kg 정도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걸 트럭과 버스로 확장하면 2~3톤짜리 배터리를 밑에 저장해야 한다. 차 무게가 얼마인데 이 배터리를 싣고 가겠나. 이럴 땐 수소가 훨씬 낫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다. 또 무인기는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돌리는데, 배터리 팩 무게가 워낙 무거우니 뜨는 데 방해가 된다. 하지만 수소를 넣으면 항속 길이가 훨씬 길어진다.
정부의 정책은 전기 85대 수소 15다. 장치별로 배터리가 더 나은 게 있고 수소가 더 나은 게 명확히 나뉘기 때문에 앞으로는 에너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 구체적인 모빌리티 산업의 현실과 주목할 만한 기업 등에 관한 이야기는 조선비즈 유튜브 채널 ‘누이떠’의 <지금 자동차 기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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