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그룹 최악 시나리오.."부동산 경기 죽으면 디플레"

신기림 기자 입력 2021. 9. 17. 09: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건설사 헝다그룹 홍콩 건물©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2대 건설사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파산 위기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며 위험이 커지고 있다. 헝다그룹 문제가 주식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 정부가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도 거세다.

헝다그룹의 붕괴로 시장과 경제가 통제 불능으로 갈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가 17일 헝다그룹을 둘러싼 최악의 시나리오를 3가지 측면에서 살펴봤다.

◇ 사회 소요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에 가장 중대한 일이다. 사실상 어떠한 종류의 시위에 대해서도 거의 무관용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이다.

하지만 이번주 최소 3일 연속 성난 투자자들이 헝다그룹의 선전 본사 건물로 몰려 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른 지역에서도 파산위기의 헝다그룹 관련 시위 현장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헝다그룹이 선분양으로 진 부채만 1조3000억위안(2020억달러)으로 140만채를 선분양한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거의 없이 제한적 투자처에 중국인들은 주택시장으로 몰려 들었다.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중국에서도 집을 한 두 채 사는 것이 당연시된다. 서방에서는 집값 급등을 문제시 삼으며 합리적 가격의 주택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중국에서는 집값 급등보다 급락시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중국전문 애널리스트 프레이져 호위는 "많은 이들의 재산이 이미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 10% 조정(correction)에도 많은 사람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헝다그룹이 고수익을 약속하며 수 천명 개인투자자(개미)들에게 팔아 치운 자산관리상품(WMP)도 잠재적 위험요소다. 중국 금융전문뉴스인 차이신에 따르면 상환 압박을 받는 헝다그룹의 WMP는 400억위안에 육박한다. 헝다그룹은 전기차와 부동산 지분을 매각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노력중이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자본 시장

헝다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고수익 달러채권을 발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헝다그룹 회사채가 미상환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한다. 이 회사가 파산하면 중국의 정크(투자부적격) 달러채권에 대한 파산율이 3%에서 14%로 급등할 것이라고 BoA는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실패할 기업은 실패하도록 내버려주기 시작했지만, 역외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솟으면 중요한 자금원이 붕괴할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더 많은 해외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정크달러채권 수익률은 지난 2월 7.4%에서 최근 거의 14%로 뛰었다. 채권수익률이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수익률이 높을 수록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역내채권 시장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은행들이 회사채 비중을 축소하고 심지어 머니마켓이 완전 얼어 붙으며 이른바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결국 정부 혹은 중앙은행이 개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 경제 파급력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는 중국 경제성장이 이미 둔화하는 가운데 불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는 공격적 제한조치를 펼쳤다. 이로 인해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세는 크게 둔화했다. 게다가 부동산 억제조치로 부동산 가격도 내렸다.

지난달 주택판매(가격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20% 급감해 코로나19 초창기였던 지난해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공동 부유(common prosperity)'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과도하게 위험을 감내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부동산 억제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맥쿼리그룹은 예상했다. 맥쿼리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이 내년 중국성장의 최대 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겪으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로듐그룹의 로건 라이트 이사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부동산 건설경기가 크게 둔화할 것 같다"며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건설경기 둔화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죽으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원자재 수요도 꺾여지고 그러면 전세계에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영향이 퍼져 나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