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시대, 독일은 매력적인 관광국

2021. 9. 1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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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히틀러, 나치, 수용소는 자동완성문장과 같다.

나치 독일이 저지른 잔학성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고 지속적으로 학습돼 1930년대 일반의 일상, 다른 독일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 많은 이들이 직업적인 이유로 제3제국(나치 독일)을 방문했다.

이런 단순 방문객, 독일 예찬론자들과 달리 언론인과 외교관들은 히틀러와 나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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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히틀러, 나치, 수용소는 자동완성문장과 같다. 나치 독일이 저지른 잔학성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고 지속적으로 학습돼 1930년대 일반의 일상, 다른 독일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히틀러시대의 여행자들’(페이퍼로드)은 학생, 정치인, 음악가, 외교관, 운동선수, 시인, 공산주의자, 관광객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 저명인사 등 수십 명의 기록을 통해 나치 시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이들 중에는 작가 새뮤얼 베케트, 자동차왕 헨리 포드, 시인 타고르,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 생리학자이자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 등도 들어있다. 이들이 본 것은 개인적 경험이지만 각각의 조각이 모여 완성된 퍼즐은 독일의 전체상을 보여준다.

당시 많은 이들이 직업적인 이유로 제3제국(나치 독일)을 방문했다. 독일 문화에 대한 갈망과 호기심 그리고 휴가차 이 곳을 찾았다. 독일은 정치적 연구 대상이기도 했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실업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우파에 속한 동조자들은 성공한 독재국가인 독일에서 뭔가 교훈을 얻고자 했다.

목적이 어떻든 독일을 찾은 이들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매료됐다. 한적한 중세 도시, 깨끗한 마을, 청결한 호텔, 인심좋은 주민들, 값싸고 영양가 높은 음식, 바그너 음악, 시원한 맥주, 자유분방한 분위기 등 독일은 한마디로 매력적인 관광의 나라였다. 1937년 한 해 제3제국을 찾은 미국인 방문객 수는 50만명에 달했고, 영국과 미국의 수많은 중·고교에서 수학여행단이 줄을 이었다. 독일도 관광객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방문자들은 거리에 넘쳐나는 제복과 깃발, ‘하이 히틀러라는 고함을 들었지만 “독일인은 원래 저래”라며 대단치 않게 여겼다. 거리에서 각종 프로파간다가 지나치게 자주 들리다보니 오히려 둔감해졌다. 이런 무관심과 당시 불길처럼 번지는 볼셰비즘으로부터 유럽을 방어해낸 나치에 대한 동조, 독일 여행의 유쾌한 추억 등이 겹쳐 히틀러 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단순 방문객, 독일 예찬론자들과 달리 언론인과 외교관들은 히틀러와 나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국외추방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은 오랫동안 독일을 지켜보며 사실 확인을 하고 대중의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언론이 떠들어대는 것처럼 사태가 그리 심각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당시 작성된 수십 편에 달하는 미 발간 일기와 편지들을 추적, 나치 독일에 관한 새롭고 생생한 그림을 제시한 저자는 어떤 나라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게 사후가 아닌 당시로선 알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

히틀러시대의 여행자들/줄리아 보이드 지음, 이종인 옮김/페이퍼로드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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