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담배·술이 최대의 敵..부위별 맞춤치료전략 중요

임지훈 기자 입력 2021. 9. 17. 06:45 수정 2021. 9. 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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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팁] 정현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머리·목 등 발생한 악성종양 통칭
치료후 기능보존·심미적 관점 고려
수술·항암·방사선 치료 등 병행
[서울경제]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 주변, 코와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한 악성종양 통칭하는 말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구강암, 후두암, 비인두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침샘암, 비부동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담배와 술이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지고 구인두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비인두암에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감염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경부암은 아직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검진 방법 확립돼 있지 않다. 환자는 대개 얼굴, 입이나 목 등 그 발생 부위에 따라 통증이나 혹, 코막힘, 출혈, 또는 입 안의 잘 낫지 않는 상처나 목소리 변화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종양 발생 부위의 조직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진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각종 영상 검사를 활용해 병의 범위(병기)를 확인한다.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그리고 항암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 등 여러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두경부암의 치료는 발생 부위의 특성 상 암의 완치뿐만 아니라 치료 후 기능 보존과 심미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두경부암은 부위에 따라서 일차적으로 고려하는 표준치료방법이 다양하다. 비인두암의 경우 항암방사선병용요법을 제일 먼저 고려된다. 구강암과 침샘암은 수술로 제거가 가능한 범위라면 먼저 수술을 시행하고나서 수술 결과에 따라 재발 감소를 위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서 방사선치료 혹은 항암방사선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의 경우는 다양한 임상 조건에 따라 수술이나 항암방사선병용요법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두경부암은 환자 개개인의 병의 범위, 일상생활 수행 능력 및 치료에 따른 부작용과 삶의 질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다양한 개별 맞춤치료전략이 수립돼야 하므로 관련 진료과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다학제진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 진단 당시부터 이미 다른 장기에 원격전이가 있거나 첫 치료를 시행한 후에 재발해 국소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경우 전신치료인 항암치료를 시도한다. 두경부암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 치료는 세포독성항암제,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이들 중 가장 먼저 도입돼 오랫동안 사용해온 약제이면서 현재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

50대 여성 A씨는 전이성 역형성갑상선암으로 면역항암제와 경구 표적치료제를 투여 받았다. 불과 3주 후에 다시 찍은 가슴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치료 전(왼쪽)에 비해 치료 후(오른쪽) 화살표가 가르키는 전이암의 병변이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최근에는 새로운 기전의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 계열의 약물이 많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의 병합요법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형태는 면역항암제 단독 혹은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병용요법이다.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면역항암제 단독 혹은 면역항암제와 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제의 병합요법은 기존 표준치료였던 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제만으로 치료한 경우에 비해 무질병진행 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을 향상시키고 부작용 역시 조절 가능한 수준 내에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두경부암 중 편평세포암에서 면역항암제와 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제의 병합요법이 허가돼 완화적 1차요법의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다. PD-L1 발현율이 높은 일부 환자의 경우 면역항암제 단독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또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은 완화적 1차요법으로 백금기반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했다가 진행한 경우 2차요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표적 치료제들이 개발돼 치료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 중이거나 일부는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 검사를 통해 특정 장기에 국한하지 않고 특정 약의 효과를 예측 가능케 하는 생체표지자 또는 약물 타겟이 발견되고 이 약물 표적에 맞는 항암제가 개발돼 그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바구니형 임상시험도 확대 진행 중이다.

두경부암은 진단, 치료, 치료 후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어려운 암 중에 하나이다. 환자가 식사를 잘 못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고, 기도를 유지하기 위한 기관지절개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지만 국내 미허가, 보험 급여 미적용 등의 이유로 모든 두경부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아직 상당수의 두경부암 환자들이 세포독성항암제의 범주 안에서 약제를 변경해가며 치료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두경부암은 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존기간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많이 필요한 암이기에 더욱더 치료의 발전에 있어서 노력해야 하는 질환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진단된 이후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흡연과 지나친 음주는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 인자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평소 생활습관 관리를 통하여 두경부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정현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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