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하락한 세종 집값.. "공급 이기는 불장 없다"

최상현 기자 2021. 9.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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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세종시 집값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더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올해 세종시에 떨어진 '대규모 공급 폭탄'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7668가구로 전년(4072가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세종시는 내년 입주 물량이 2157가구로 줄어들긴 하지만, 올해까지는 공급량이 충분해 전세·매매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공급 폭탄에 심리가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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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세종시 집값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급등 피로감’에 더해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며 일시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한다.

세종시 나성동에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17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하락했다. 지난 2019년 12월 이래로 상승일변도였던 세종 아파트값이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세종시 아파트값은 7월 넷째 주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9월 첫째 주 세종시 아파트값 변동률은 -0.05%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아파트 전셋값도 최근 상승 전환하기는 했지만, 4월 셋째 주부터 8월 넷째 주까지 19주 연속 하락했던 바 있다.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44.97% 올랐다. 이는 2위인 경기(13.21%)의 3배 이상으로 높은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 동안 아파트값이 8.42%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세종시 집값이 급등한 요인으로는 먼저 정치권에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투기 수요가 몰려든 것이 꼽힌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국회 세종의사당을 설치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운영위를 통과했지만, 이제는 호재보다 급등 피로감이 강한 상황이다. 더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올해 세종시에 떨어진 ‘대규모 공급 폭탄’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7668가구로 전년(4072가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세종시 나성동에는 지난 8월 1031가구 규모의 ‘한신더휴리저브’가 입주를 시작했고, 이달에도 771가구 규모의 ‘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과 11월에도 각각 1776가구와 2056가구 등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대전 죽동2와 세종 조치원·연기 등에 총 2만가구를 공급하는 제3차 신규 공공택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시적인 공급량 증가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도 신규 아파트 공급이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급등 피로감에 공급 폭탄까지 겹친 세종에서는 실거래가가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 종촌동 ‘가재9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6억 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6월 9일)인 7억3000만원에서 75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거래가 잘 되지 않아도 매도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는 ‘버티기’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세종에서는 직전 실거래가 보다 낮은 호가도 나오는 것이다.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 2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9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는 9억2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세종시는 내년 입주 물량이 2157가구로 줄어들긴 하지만, 올해까지는 공급량이 충분해 전세·매매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공급 폭탄에 심리가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대구에 이어 세종도 공급 폭탄에 못 이겨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다만 세종 집값은 인근 대전·청주와 연동되는 만큼 3차 신규택지 2만가구까지 차질없이 공급을 이어나가야 폭등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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