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현 방출 vs 안우진&한현희 복귀, 키움의 이중잣대 '성적지상주의'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안우진(22)과 한현희(28)를 올 시즌 복귀 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 전 인터뷰에서 “안우진과 한현희는 징계가 끝난 후 1군 선수단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일주일 넘게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렸다. 팬들의 비난은 내가 짊어지겠다”라며 안우진과 한현희를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우진과 한현희는 지난 7월 5일 원정숙소를 이탈해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큰 비난을 받았다. 당시 KBO리그는 NC 소속 선수 4명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진 상황이었고 한화와 키움에서도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 거세졌다.
결국 KBO는 안우진과 한현희에게 3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내렸다. 키움도 안우진에게는 벌금 500만원, 한현희에게는 1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 사건 직후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과 한현희를 후반기 전력 구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의 입장을 번복하고 안우진과 한현희를 다시 복귀시킨다는 결정을 내렸다.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 안우진은 오는 23일 NC전부터 복귀가 가능하다. 15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추가로 나온 한현희는 정규일정 내에서는 복귀가 불가능하고 잔여경기 일정부터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키움은 안우진과 한현희의 복귀를 결정하면서 팬들의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홍원기 감독 역시 “팬들의 반대 여론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했다. 선수들 부담도 알고 있지만 내가 짊어져야하고, 선수들도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안우진과 한현희의 일탈 이후 물의를 빚은 선수에게 단호한 대처를 하며 앞으로 이러한 사건사고를 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은 송우현을 곧바로 방출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안우진과 한현희의 징계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이러한 의지는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눈앞에 보이자 결국 큰 전력 공백이 발생한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안우진과 한현희를 다시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
물론 송우현과 안우진·한현희를 동등한 기준으로 바라 볼 수는 없다. 송우현은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당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송우현이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은 시점은 이미 안우진과 한현희가 징계를 받은 이후로 코칭스태프와 구단이 수 차례 선수단에게 자숙과 주의를 당부했음에도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더 과중한 처분을 받은 것이 이상하지 않다.
반면 안우진과 한현희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있지만 두 선수가 의도적으로 방역수칙을 어긴 것은 아니었고, 원정숙소를 무단이탈한 것도 분명 잘못이지만 방출을 하거나 중징계를 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송우현에게는 구단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안우진과 한현희는 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복귀를 추진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막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 리그 평균 수준의 외야수인 송우현과 이미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안우진과 한현희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는 현실적인 계산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란 의심도 안우진과 한현희의 이른 복귀가 달갑지 않은 이유다.
규정상 안우진과 한현희의 복귀는 전혀 문제가 없다. KBO와 구단의 징계를 모두 마쳤다면 언제든지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팬들은 최소한 두 선수가 올 시즌은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를 원했다. 어쨌든 이제 키움은 결정을 내렸다. 반대여론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럼에도 키움은 안우진과 한현희를 올해 복귀시키기로 했다. 복귀 후 쏟아질 팬들의 비판과 눈총은 선수, 감독, 구단이 함께 짊어져야 할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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