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카지노 빼앗나..'공동부유' 여파에 휘청이는 마카오
"마카오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세계 최대 도박 성지인 마카오의 한 카지노 업체 임원은 암담한 현실을 이같이 표현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관광객 매출 타격이 큰 가운데 중국 본토와 홍콩 큰손들마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카지노 발길을 끊으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앞세워 주요 산업 국유화까지 나선 가운데 이번엔 글로벌 기업들이 주로 투자해 온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 규제 칼날을 겨누면서 공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카지노 업체들이 마카오에서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선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대혼란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 카지노 업체의 피해가 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샌즈를 모기업으로 둔 샌즈차이나 주가는 이날 33% 하락, 시가총액 기준으로 84억달러(약 9조8000억원)가 사라졌다. 윈마카오는 30%, 갤럭시엔터테인먼트는 20% 떨어졌다. 개별 종목 기준으로도 증시 상장 이후 최대 폭락이다.
이날 주가 하락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국은 지난 14일 마카오 카지노 업체에 대한 감시·감독 강화 차원에서 정부 관료를 회사 임원으로 임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카지노 운영사들의 주식에 대한 지역 지분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카지노 업체들이 배당금과 같은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분할 때도 사전에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뿐이 아니라 당국은 카지노 운영 라이선스 수량·기간 등 발급 조건에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 주요 카지노 업체 대부분은 내년 6월 라이선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몰아내고 도박산업 전체를 국유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뉴욕 증시에서도 마카오에 진출해 있는 카지노 업체에 대한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윈리조트와 MGM리조트 주가는 각각 6.3%, 2.49% 떨어졌다. 라스베이거스샌즈(-1.7%), 멜코리조트앤드엔터테인먼트(-13.8%) 등도 하락했다.
마카오가 라스베가스를 앞지르고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카오 게임자금 규모는 라스베가스의 6배에 달한다. 또 마카오 세금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카지노에서 나온다.
이번에 주가가 급락한 미국 카지노 업체 상당수가 라스베이거스보다 마카오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려왔다. 2019년 기준 라스베이거스샌즈 전체 실적 중 마카오 비중은 64%, 윈리조트의 경우 75%로 집계됐다. 투자은행 JP모간이 마카오에 진출해 있는 미국 카지노 업체 투자의견을 일제히 하향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의 게임 수익은 앞선 해 대비 80% 급감했다. 올해 8월말 현재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70% 수준까지 회복되는 상황에서 다시 규제 쇼크에 빠진 것이다. 손님이 줄었지만 마카오에선 정부 규제 때문에 직원수조차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 카지노를 통한 중국 본토 부유층의 돈세탁을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놨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본을 투자했지만 중국에서 그 돈을 가지고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도, 운영도, 배당도, 고용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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