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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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술잔 들고 푸른 하늘에 물어본다.
/원한도 없으련만, 어쩌자고 달은 이별의 시간에만 늘 저리도 둥그런지.
세상 오욕과 갈등에 시달리다 보면 훨훨 번잡을 떨쳐버리고 한 번쯤 월궁으로 날고픈 상상도 할 법하다.
저 달의 변화처럼 세상사란 희비가 교차하고 이합집산이 반복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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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月幾時有, 把酒問靑天. 不知天上宮闕, 今夕是何年. 我欲乘風歸去, 又恐瓊樓玉宇, 高處不勝寒. 起舞弄淸影, 何似在人間./轉朱閣, 低綺戶, 照無眠. 不應有恨, 何事長向別時圓.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 此事古難全. 但願人長久, 千里共嬋娟.) ―‘수조가두(水調歌頭)’ 소식(蘇軾·1037∼1101)
세상 오욕과 갈등에 시달리다 보면 훨훨 번잡을 떨쳐버리고 한 번쯤 월궁으로 날고픈 상상도 할 법하다. 하지만 옥으로 빚은 궁궐이라 한들 그 높은 곳 추위를 어찌 감당하랴. 달빛 아래 맑은 그림자와 더불어 춤출 수 있는 이 세상만 못하리라. 동생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시인은 이별을 떠올리는 순간이면 유난스레 둥그런 달이 야속하기도 하겠다. 그런 원망도 잠시뿐, 느긋하고 너그러워진다. 저 달의 변화처럼 세상사란 희비가 교차하고 이합집산이 반복되기 마련. 부질없이 매사 온전하길 바라느니 오래도록 서로 마음 함께하길 염원할 뿐이다. ‘추석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동생 소철(蘇轍)을 생각한다’는 서문처럼, 소탈한 인생을 담은 노래 속에 도타운 우애가 녹아 있다. 제목 대신 ‘수조가두’란 곡조명을 표기했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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