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어 SK도 배터리 사업 독립..목표는 '세계 최고'

김위수 2021. 9. 1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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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개회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데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삼성SDI가 배터리 사업부 분할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의 사업재편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시장을 두고 전세계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채비를 마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부 분할 안건을 의결했다. 안건은 참석률 74.6%, 찬성률 80.2%로 주총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신설법인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가 출범한다.

신설법인의 출범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경영 효율성 제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이 구성됨에 따라 특화된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저평가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여러사업들이 묶여있다 보니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독립법인화 되면 성과도 명확히 분류되고, 성장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로드맵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 시장에서 인식이 훨씬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이 사업 분할을 확정하며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의 사업재편은 어느정도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하는 기업 위주로 '새 판'이 짜여진 것이다. SK이노베이션에 앞서 LG화학도 지난해 전지사업부를 분할,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 바 있다. 삼성SDI의 경우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배터리 기업'이다. 게다가 배터리 사업부 분할 가능성과 관련해 삼성SDI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인 경우가 많았던 배터리 사업은 중심 사업으로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는 분사를 계기로 투자재원을 조달,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수주잔고가 1TWh 이상으로 전세계 톱3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설비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기준 연산 120GWh 수준인 생산능력을 오는 2023년까지 총 260GWh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해 기준 연산 40GWh인데, 이를 2025년 200GWh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목표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 총괄사장은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25년 200GWh+α의 생산계획을 늘려야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같은 로드맵을 실현시키기 위한 막대한 투자재원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연간 2~3조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18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양사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유치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흑자를 내고 있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내년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사업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을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중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자금조달 방안은 대규모 투자금 확보를 위한 기업공개(IPO)다. 양사 모두 IPO를 검토 중이지만, 빠른 시일내 상장이 추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LG에너지솔루션은 IPO 절차를 완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EV) 볼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와 관련해 "GM 리콜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후 올해안 상장 완료 목표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IPO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배터리 자회사의 IPO 계획에 대해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 하반기 배터리 자회사의 IPO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 배터리 자회사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후 IPO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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