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화쇼'에 매몰돼 北·中 눈치 보면서 안보 지킬 수 있나

입력 2021. 9. 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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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그제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힘자랑이나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인가"라며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 성공과 관련해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 도발에 대해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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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그제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힘자랑이나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인가”라며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 성공과 관련해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 도발에 대해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한다. 3년 전 ‘남북관계의 봄날’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수모는 참아야 한다는 얘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는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협박하면 모두 들어주었다. 지난해 6월에는 김 부부장이 대북전단을 비난하며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라”고 하자 반나절도 안 돼 “준비하겠다”고 했고 결국 ‘하명’은 현실화됐다. 장관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국방·외교장관을 교체했고, 한·미 연합훈련을 없애라고 하자 야외기동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했다. 북한 요구에 굴종한 결과는 ‘삶은 소대가리’, ‘미국산 앵무새’ 등의 막말이었다.

이 정부는 북한 앞에서만 작아지는 게 아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그제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각자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핵심 이익’은 중국이 대만 등 민감한 문제에서 영토주권을 주장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왕 부장은 최근 미 의회가 한국 참여를 추진하는 영미권 5개국 정보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스’에 대해서도 “완전히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했다. 대통령 면전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베이징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 번의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올림픽 참가자격을 정지시켰는데도 남북 이벤트를 벌이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대화에만 집착하는 ‘외골수’ 대북 정책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에 나서야 한다. 북한 도발에는 준엄한 태도로 대응하고, 중국에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틀 속에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21일 예정된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핵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에 무시당하지 않고 우리의 국가 존엄과 안보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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