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공직사회 '깨진 유리창' 갈아 끼울 때

- 입력 2021. 9. 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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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자신의 저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서 사소한 부정행위의 위험성을 실험 사례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강의동에 설치된 자동판매기가 있다.

부패가 개인 수준에서 사회적 단계로 전염된 것이다.

그는 개개인이 저지르는 사소한 부정행위도 쌓이기 시작하면 사회 전반에 온갖 거짓과 부패가 만연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잘못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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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자신의 저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서 사소한 부정행위의 위험성을 실험 사례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강의동에 설치된 자동판매기가 있다. 가격이 75센트인 사탕 한 봉지를 공짜로 얻을 수 있도록 조작된 자동판매기에는 오작동이 있을 경우 신고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신고하지 않고 평균 세 번에 걸쳐 공짜로 사탕을 챙겼으며,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공짜 사탕에 관한 정보를 주위 사람과 공유하기 시작했다. 부패가 개인 수준에서 사회적 단계로 전염된 것이다. 그는 개개인이 저지르는 사소한 부정행위도 쌓이기 시작하면 사회 전반에 온갖 거짓과 부패가 만연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잘못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수가 행하는 부정행위의 위험성은 흔히 ‘3의 법칙’으로 이해되는 솔로몬 애쉬의 ‘동조효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0년도 국가별 국가청렴도(CPI)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1점, 180개국 중 33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상반기에 전국 9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지자체의 ‘눈먼 돈, 쌈짓돈’으로 불리는 특별조정교부금 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공공부문에 뿌리내린 관행화된 부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재해 대응, 지역개발사업에 충당해야 할 사업비를 직원 포상금이나 외유성 성격의 워크숍·국외출장 경비로 20억여 원을 사용했다. 게다가 법률상 민간에 보조할 수 없는데도 민간 아파트 외벽 도색, 개인·법인·단체 소유의 상가와 사립학교 시설공사 등에 195억여 원을 집행하는 등 총 259억원가량을 위법·부당하게 지출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월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의기구 설치, 교부사업 타당성 검증 강화와 정보공개 확대 등 연간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이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15개 광역시·도에 권고했다.

‘동조효과’나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의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우리 생활 주변의 병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처방을 통해 부패 확산 방지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할 때다. 특히 공직사회와 같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집단의 부패는 국가와 사회에 더 깊숙이 침투해 건전한 윤리기준을 잠식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므로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붕괴 사태는 단순히 미군 철수로 촉발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세력 확장 때문만이 아니다.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미군이 20여 년 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면서 26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으나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 한 국가가 파산하고 국민이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져 버린 때문이다. 이를 교훈삼아 우리는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 청렴문화가 우리 삶 속 곳곳에 온전히 뿌리내리고 청렴한 사회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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