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쳐도 예쁨 받는 희한한 타자..KT 호잉, 4안타 터진 날 [스경xMVP]
[스포츠경향]
재라드 호잉(32·KT)은 못 쳐도 신뢰를 받는, 희한한 외국인 타자다.
후반기부터 KT에 교체 선수로 입단해서 뛰고 있는 호잉은 지난 15일까지 30경기에서 타율 0.189를 기록했다. 최근 10경기로 기간을 좁히면 타율이 0.118(34타수 4안타)로 더 떨어진다.
그러나 외야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어려운 타구를 처리해주는 수비력과 한 베이스라도 더 가고자 달리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KT 투수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KT 선발 배제성은 “타격이 좋지 않을 때에도 수비에서 슈퍼캐치 해주고 한 베이스 더 가주는 것이 참 크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16일 수원 롯데전에 앞서 호잉의 타율이 화두에 오르자 “옹호하려는 것은 아닌데”라며 말을 시작했다.
이강철 감독은 “타격도 중요하지만 수비를 보고 데려온 선수다. 오기 전 마이너리그에서 5~6경기밖에 하지 않고 입국해 자가격리 하고 시즌 치른 지 한 달 됐다. 국내 선수들이 시즌 초반 몸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밖에서 볼 때는 모를 수 있지만 팀 안에서는 수비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10월부터는 타격도 나아지리라 보고 우리가 생각하는 그 시점(포스트시즌)에 가면 거기서 역할도 중요하다. 두 달 지나면 그 가치는 충분히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타율 1할대에 머물고 있는데 팀에서는 극찬을 받고 기대를 받는 매우 특이한 선수다.
호잉은 사령탑의 말을 듣기라도 한듯 이날 갑자기 대폭발했다.
0-4로 뒤지던 KT가 2회말 1점을 만회하고 3회말 3점을 뽑아 4-4 동점이 되자 2사 2루 결승타를 쳤다. 롯데 선발 박세웅의 2구째를 당겨 좌중간 적시타로 2루주자 김민혁을 불러들이며 5-4로 역전시켰다. 호잉은 7회말에도 5번 김민혁이 2사 1루에서 적시 2루타로 6-4를 만들자 이어 2사 1·2루에서 우익선상에 적시 2루타를 때려 쐐기점까지 뽑았다. 호잉은 이날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KT는 7-4로 승리해 선두를 굳게 지켰다.
호잉은 “타격은 잘 될 때도 잘 안 될 때도 있다. 야구선수로서 압박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게 더 잘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팀의 1위에 도움이 돼 기쁘다”며 “상대가 나를 아는 만큼 나도 투수들 정보가 있다. 훈련하며 감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하루에 안타 1개씩만 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이후 꾸준한 활약을 다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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