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 BTS 폄하 프레임 [삶과 문화]

입력 2021. 9. 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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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발매 직후 계속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의 10위권 안에 머물던 방탄소년단의 Butter(이하 '버터')는 8월 27일 미국의 여성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이하 '메건')이 피처링한 리믹스가 발매된 후 다시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이러한 프레임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을 폄하하려는 서구 언론의 무수한 시도들에 질려 있던 아미들 입장에서는 메건 소속사의 만행과 그 이후의 과정들을 보며 통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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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디 스탤리언 피처링 버전의 '버터' 이미지와 매건 디 스탤리언. 빅히트뮤직 제공, AP 연합뉴스.

5월 발매 직후 계속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의 10위권 안에 머물던 방탄소년단의 Butter(이하 ‘버터’)는 8월 27일 미국의 여성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이하 ‘메건’)이 피처링한 리믹스가 발매된 후 다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팬들은 이번 리믹스 소식을 평상시와 다른 경로를 통해 접했다. 자신의 소속 음반사가 버터 리믹스곡의 출시를 막고 있다며 메건이 법원에 긴급 구제를 요청하고 법원이 메건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그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팬들의 반응은 여러 측면에서 뜨거웠다. 특히 이 소송 건을 통해 드러난 미국 음악 산업의 아티스트에 대한 불합리하고 부당한 처우 때문이었다.

메건의 소속사가 리믹스곡 발매에 반대한 표면적인 이유는 이 곡이 메건의 음악적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메건은 이것이 재계약을 앞둔 자신을 흔들기 위한 소속사의 술책이며, 소속사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그녀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미국의 소속사가 아티스트와의 수익분배나 아티스트의 예술적 자율성을 얼마나 침해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실 지금까지 미국 언론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K-Pop의 어두운 측면’ 같은 제목으로 미국의 음반사들과 달리 한국의 아이돌 기획사는 아티스트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기획사의 이익을 위해 아티스트를 비인간적으로 훈련시키고 착취한다고 비판해왔다.

물론 실제로 한국의 음악 산업에는 문제가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프레임’이다. 서구 언론의 프레임은 미국 음반사는 한국의 소속사들과는 다르게 아티스트의 자율성을 지지하며 한국처럼 아티스트를 기계적으로 훈련시키지 않는다고, 이른바 ‘어두운 측면’ 따위는 미국 음악 산업에 없다는 식의 허구를 전제한다. 한국 아티스트는 자율성이 없어서 예술성도 없으며, 따라서 미국 아티스트보다 열등하다는 허구적 이데올로기가 생산되고 유지되어 온 역사는 바로 그런 미국 중심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한다.

그동안 이러한 프레임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을 폄하하려는 서구 언론의 무수한 시도들에 질려 있던 아미들 입장에서는 메건 소속사의 만행과 그 이후의 과정들을 보며 통쾌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소속사가 아니라, 오히려 방탄소년단과 하이브가 이 리믹스곡의 수익 배분 문제에서 아티스트의 권리 보호에 누구보다도 애썼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들에 의해 악마화되던 한국의 기획사가 오히려 미국 아티스트의 권리를 보호하려고 애쓰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그동안 서구 언론이 쌓아 올린 허구적 이데올로기를 단번에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만일 버터 리믹스곡의 출시가 메건의 음악 커리어에 손해라고 판단될 경우, 메건은 11만 달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런 큰 손실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속사에 맞서 용감하게 버터 리믹스곡을 선택한 메건의 결정에 아미들은 감사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나아가 아미들은 메건의 용감한 결정을 기념하며 흑인 여성과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위한 기부를 조직하기도 했다. 흙탕물 같은 대중음악산업계에서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갖게 된 분노가 세상을 바꿔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한 문장으로 글을 맺는다. ‘분노는 나의 힘이다.’

이지영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BTS예술혁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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