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안전불감증'·'갑질'에 노동자 투신
[KBS 부산] [앵커]
비정규직 노동자의 안전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남부발전소가 계획에 없던 위험 작업을 지시하고, 안전 장비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이에 반발해 발전소 건물에서 뛰어내린 비정규직 직원이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용노동부 안전평가에서 A 등급을 받은 한국남부발전소.
지난달 21일, 4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갑질 등에 반발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습니다.
발전소에서 일한 지난 5년간 여러 차례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고, 위험한 현장에 노출됐다는 이유에섭니다.
[투신 노동자 가족/입장 대독 : "직접 지시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직접 지시는 물론 절차에 따른 업무 지시는 무시하고, 무조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해내라고 합니다."]
실제로 사고 사흘 전, 염산가스가 분출될 수 있는 배관 점검에 비정규직 동료들과 갑자기 투입됐지만, 안전 장비나 작업 허가서조차 없었습니다.
결국, 밸브를 풀던 중 배관 안에 남아있던 염산 가스가 분출돼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노조는 이 밖에도 업무와 관계없는 각종 수리를 맡기는 등 갑질이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리화수/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장 : "남부발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원청의 숙소까지 가서 에어컨을 점검하는 등 그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가족들은 사고가 난 뒤에도 회사는 책임을 피하기에 바빴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투신 노동자 가족 : "(병원에) 갔더니 소장이라는 분이 보자마자 하는 얘기가 부부간에 문제 있었냐고. 자기들이 처한 상황이 문제가 될까 봐 이게 먼저지, 사람이 먼저가 아니었던 거예요."]
한국남부발전 측은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책임 소지를 가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故 김용균 씨가 끼임 사고로 숨진 지 어느덧 3년.
노동 현장의 안전불감증과 원청의 갑질 논란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최유리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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