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식량계획 수립, 기후변화 시대 식량주권 확보 계기로

입력 2021. 9. 16. 20:24 수정 2021. 9. 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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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부가 쌀의 공공비축 물량을 늘리고 밀과 콩의 자급률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2021~2025년 국가식량계획’을 16일 발표했다. 현재 35만t인 쌀의 공공비축 물량을 내년부터 45만t으로 늘리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과 콩의 자급률을 확대한다는 게 핵심이다. 취약계층의 먹거리 기본권을 강화하기 위해 농식품바우처 사업도 본격화한다고 한다. 식량 부족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종합계획을 수립한 것은 처음이다. 식량자급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지 10년이 넘은 점에 비추면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시작이 늦은 만큼 더욱 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집행해 나가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지난 14일 발표한 ‘기후변화 위험평가 2021’을 통해 2050년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이 30%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했을 때를 가정한 추정치다. 최근 40년간 옥수수와 콩 생산량은 각각 5.6%, 4.8% 줄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가뭄과 폭염이 더욱 잦아지면서 곡물 생산량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가 곡물 생산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 폭동, 기아 확산, 국제 갈등, 사망률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 역시 식량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9년 기준 쌀 자급률이 92%를 기록했을 뿐 전체적인 식량자급률은 45.8%에 그친다. 1980년대 중반까지 70%대였다가 농산물 시장 개방과 농지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축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더 낮아 21%에 머물고 있다. 쌀을 제외한 곡물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가격 급등이나 수출 중단 등의 사태에 맞닥뜨리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공업과 서비스업 위주로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해왔지만 이제 농업 분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농업 문제는 식량뿐 아니라 환경, 국민 건강·안전이 결부된 사안이기도 하다. 정부는 다음달 농업과 축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농식품 분야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계기로 기후위기 시대에 식량주권이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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