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발 사주' 수사, 기관 간 협력으로 신속한 진상규명을

입력 2021. 9.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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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7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미 관련 수사에 돌입한 만큼, 고발 사주 의혹의 실체 규명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대검찰청 감찰부의 진상조사, 경찰의 ‘뉴스버스’ 발행인 고발사건 수사까지 합치면 한국의 거의 모든 수사기관이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나선 셈이다. 자칫하다가는 각 기관 간 영역 다툼이 초래되거나, 수사 과정에 중복과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원론적으로는 각 기관의 수사 영역이 구분된다. 공수처는 의혹의 핵심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의 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수사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 감찰부는 손 검사의 검사윤리강령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해 징계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기본적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인 만큼,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가 중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손 검사는 공수처·중앙지검·대검 모두에서 수사·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6일 “세 주체가 다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중복, 혼선 여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출범한 뒤 검찰과 공수처 간에 빚어진 볼썽사나운 갈등을 돌이켜보면 원활한 수사 진행을 낙관만 할 상황이 못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둘러싼 핑퐁게임이다. 이번 수사에서도 유사한 관할권 갈등이 재연할 경우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될 것임을 각 기관은 명심해야 한다.

차기 대선이 5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모든 수사·조사의 목표는 의혹의 진상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규명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 각 기관은 초기부터 유기적 협력을 통해 수사·조사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관련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기관의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우다 진상규명 작업이 지연되거나 좌초하는 사태가 벌어져선 안 된다. 여야 정치권도 과도한 쟁점화나 근거 없는 물타기를 삼가고, 수사 진행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 그것이 주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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