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騎虎之勢 <기호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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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탈 기, 범 호, 갈 지, 형세 세, 기호지세.
기호지세란 위기일발의 위태로운 형국을 말한다.
"지금은 맹수를 타고 달리는 형세이므로 도중에 내릴 수 없습니다. 만일 내린다면(모반을 중도 포기한다면) 맹수의 밥이 될 터이니 끝까지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이 국정원장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자, 박 원장은 '잠자는 호랑이의 꼬리를 밟지 말라'며 윤 전 총장의 비리를 꿰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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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탈 기, 범 호, 갈 지, 형세 세, 기호지세. 범을 타고 달리는 형세(形勢)라는 뜻이다. 호랑이를 타고 달리다 도중에 내릴 수 없는 것처럼 일이 되어가는 도중에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언뜻 늠름한 자세를 상상하는데, 그 반대다. 기호지세란 위기일발의 위태로운 형국을 말한다. 호랑이 등에 타고 있다가 떨어지면 십중팔구 잡혀 먹힌다. 필사적으로 목덜미를 꼭 잡고 떨어지지 말아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수나라 문제(文帝)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중국 남북조 시대 말, 북방 선비족이 세운 북주(北周)에서 선제(宣帝)가 죽자 재상 양견(楊堅)이 권력을 쥐게 됐다. 양견은 원래 한족이었다. 그는 공을 많이 세워 총관이 되었다. 양견은 선제에 이어 나이 어린 정제가 즉위하자 한족 출신 대신들과 자신의 처가 세력을 규합해 모반을 꾀했다. 이때 그의 부인이 보낸 편지에 이 말이 나온다. "지금은 맹수를 타고 달리는 형세이므로 도중에 내릴 수 없습니다. 만일 내린다면(모반을 중도 포기한다면) 맹수의 밥이 될 터이니 끝까지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양견은 부인의 격려에 고무돼 황제 측 세력을 물리치고 모반에 성공해 수(隨)나라를 창건할 수 있었다. 수문제가 바로 양견이다. 양견은 건국 8년 후 남조에서 버티고 있던 진(陳)나라마저 복속시켜 중국 통일을 이룩한다. 그러나 이도 잠시 역사가 서술하듯이 문제와 그의 아들 양제는 고구려 정복이라는 병에 도착돼 수는 건국 32년 만에 멸망하게 된다.
최근 대선 국면을 보면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박지원 국정원장 간 진실공방전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고발 사주 제보자가 방송에서 박 원장과 제보 날짜 등에 대해 상의했다는 것을 사실상 실토하면서 '고발 사주'는 '제보 사주'로 변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이 국정원장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자, 박 원장은 '잠자는 호랑이의 꼬리를 밟지 말라'며 윤 전 총장의 비리를 꿰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측은 허위사실로 대선후보를 비난한다는 이유를 들어 박 원장을 대선 개입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양측은 이제 '진실이라는 호랑이' 등에 탄 셈이다. 진실이란 고삐를 놓치는 쪽이 떨어져 잡혀 먹힐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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