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에 힘이 나요" 火魔 아픔 열흘 만에 극복한 영덕시장
“진짜 고맙고, 고맙니데이~.” 15일 오후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경북 영덕군 영덕읍 남석리 영덕시장에서 불과 30m 거리에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시장.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임중난(67)씨는 밀려드는 손님에 연신 감사인사를 전했다.
20년을 영덕시장에서 가게를 지켜왔다는 임씨는 “추석을 앞두고 시장이 불타 앞날이 캄캄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와 준 손님들이 무척 고맙다”며 “많은 손님들이 한마디씩 건네는 격려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영덕군은 지난 4일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영덕시장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자 지난 14일부터 옛 야성초등학교 터에서 임시 시장을 개장했다. 화마(火魔)로 실의에 빠졌던 상인들이 하나둘씩 모여 다시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통신과 수도·전기시설 등을 갖춘 임시 시장은 점포 46개와 임시 사무실, 화장실 등 4000㎡ 규모로 마련됐고, 영덕시장 재건축이 완료될 때까지 운영된다.
화재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려는 주민과 시민단체의 발길도 이어졌다. 최근 경북도와 대구시, 한수원 직원 등 여러 기관에서도 피해 상인들을 돕기 위한 장보기에 나섰다. 이들은 시장 골목을 돌며 각종 생필품을 구매하고 피해상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화재 이후 이희진 영덕군수는 아예 출근지를 영덕시장으로 정하고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민관이 힘을 합친 덕에 화재 사고 발생 열흘 만에 대체 시장이 완성됐다. 2016년 11월 30일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의 경우 화재 사고 이후 2017년 8월 25일 대체 상가가 결정되기까지 9개월이 소요됐다.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도 늘고 있다. 16일 현재 개인과 170개 단체에서 영덕군에 보내온 성금은 11억 3500만원. 군은 지난 10일 50가구에 대해 긴급생계비 420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상인들에게 우선 추석장 물건을 들여놓을 영업준비금 300만원씩도 지원했다. 이밖에 경북 재해중소기업 특례보증기금과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도 진행 중이다.
영덕시장은 지난 4일 새벽 전기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점포 79곳이 전소되고 상인들이 추석 대목을 위해 들여놓은 물건 등 총 68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북도와 영덕군의 건의로 영덕시장은 2022년부터 3년간 국·도비 등 총 300억원을 들여 최첨단 글로벌 디지털 명품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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