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차 발사 미사일도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 추정

장용석 기자 2021. 9. 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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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시험발사 때보다 비행거리 200km 늘어.."탄두중량 줄인 듯"
"열차형 TEL 공개는 처음..'퍼싱Ⅱ RR'과 유사한 수납방식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5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 검열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열차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15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검열사격훈련"에 따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지난 3월 쐈던 '신형 전술유도탄'(KN-23 개량형)과 같은 종류의 미사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북 관측통은 16일자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현장을 담은 사진이 게재된 데 대해 "사진상으론 크기를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지만 미사일의 형태는 '이스칸데르'를 닮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9K720 '이스칸데르M'는 옛 소련이 주력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던 '스커드'를 대체하기 위해 냉전 말기부터 개발해 소련 붕괴 뒤인 2006년 실전배치를 시작한 1단 고체연료 엔진 추진방식의 전술 미사일로서 목표물까지의 유도 기능이 탑재돼 있다.

왼쪽부터 북한군의 KN-23 미사일과 '이스칸데르M', 우리 군의 '현무Ⅱ-B' 미사일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북한은 2018년 2월 건군절(2월8일) 열병식 당시 이스칸데르와 외관이 비슷한 '전술유도무기'(KN-23),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2019년 5~8월 기간 최소 4차례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N-23의 사거리는 탄두중량이 500㎏일 땐 450㎞ 수준이지만, 이보다 탄두중량을 줄이면 690㎞까지 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전술유도탄'은 KN-23의 크기를 키워 탄두중량과 사거리를 늘린 무기로서 북한은 올 3월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이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를 했을 때 탄두중량 2.5톤에 비행거리는 600㎞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우리 군 당국은 당초 이 '신형 전술유도탄'의 비행거리를 약 450㎞, 정점고도는 60여㎞로 발표했으나, 초기 분석과정에서 '풀업기동'(미사일이 하강단계에서 재상승하는 것) 가능성을 배제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주장하는 600㎞를 실제로 날았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후 우리 군 당국도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600㎞로 정정했다.

북한이 지난 3월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신형전술유도탄'(KN-23 개량형)을 발사했다.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북한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경우 지구 곡률 때문에 일정고도 이하를 날면 우리나라에서 쏜 레이더 전파가 닿지 않는 음영구역이 생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5일 쏜 미사일은 중부 내륙의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비행거리는 약 800㎞, 정점고도는 60여㎞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앞서 미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가 군사분계선(MDL)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는 점에서 "3월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 때보단 정확한 탐지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5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 검열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열차에 설치된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한 관측통은 "북한이 15일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 3월 발사한 것과 같은 기종이라면 탄두중량을 줄여 비행거리를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측통은 "탄도미사일치고는 비행거리에 비해 정점고도가 낮은 편"이라며 이번에도 '풀업기동'을 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 무기 전문가 네이선 헌트는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현장 사진과 양덕 일대 인공위성 사진상의 지형을 대조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장소를 양덕군 북동쪽 철길의 터널 앞로 추정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중부 산악지대"에서 했다고만 밝혔다.

미 육군이 개발하던 '퍼싱2 RR'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대(TEL) (JSF 트위터) © 뉴스1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면 북한은 이번 열차에 설치돼 있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미사일을 쐈다. 대북 관측통은 "북한이 열차형 TEL을 만들고 있다는 건 알려져 있던 사실이나, 이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사진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오후 12시34분과 12시39분 등 불과 5분 간격으로 이뤄졌단 점에서 과거 미군이 개발했던 '퍼싱2 RR' 미사일처럼 미사일 2기를 1대의 TEL 안에 엇갈려 수납하는 방식이 적용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 내 철길 노후화가 심해 북중 간 국제열차가 오가는 평의선마저도 시속 30㎞ 이상의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북한의 '철도기동미사일연대'가 그 이름과 달리 기동성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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