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호주에 핵잠 기술 전수 나서자.. 프랑스 "등에 칼 찔렸다"
미국‧영국‧호주의 3국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 출범으로, 프랑스가 느닷없이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말 그대로, 눈 뜨고 코 베인 꼴이 됐다. 그동안 프랑스는 500억 호주달러(약43조원) 규모의 전기‧디젤 동력 잠수함 12척을 건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防産) 계약이었다. 그런데 호주가 ‘오커스’ 동맹 발표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도움을 받아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고 발표하면서, 프랑스와 맺었던 기존 잠수함 건조계획이 폐기 운명에 처한 것이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인포라디오에서 “이 잔인하고 일방적이고 예측불허의 결정은 트럼프 씨가 하던 걸 많이 생각나게 한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 르 드리앙 외무장관은 또 “우리는 호주와 신뢰 관계를 구축했지만, 등에 칼을 찔렸고, 신뢰는 깨졌다”고 비난했다.
호주 정부의 외무‧국방 장관은 2주 전에만 해도, 프랑스 나발 그룹이 진행 중인 잠수함 건조 계획을 재확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초청해 수십 년에 걸친 양국 협력 관계를 축하했다.
호주 정부는 2016년 프랑스의 나발 그룹과, 프랑스의 ‘베라쿠다’급 핵추진 잠수함을 원형으로 한 잠수함을 건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호주 정부가 이 잠수함에 들어가는 첨단 제품을 호주 현지화할 것을 요구하고, 나중에 ‘핵 추진’을 ‘전기‧디젤 동력’으로 바꾸도록 하면서 지금까지 진행이 늦춰졌다. 그러던 와중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사전에 전혀 일체의 협의나 귀띔도 받지 못한 채 자국이 맺은 잠수함 건조 계약이 폐기될 처지를 맞게 된 것이다.
프랑스의 고위 외교관이었던 제라르 아로는 트위터에 “세상은 정글이다. 프랑스는 호주에서 미국과 영국에게 등에 칼을 찔리면서, 이 쓰라린 진리를 다시 깨달았다. 이게 인생인 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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