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포수 강백호'에 감탄..그래도 '투수 강백호'는 NO [스경x브리핑]
[스포츠경향]
여느 팀 같으면 위기라고 할 법한 순간이지만 KT는 다르다.
이강철 KT 감독이 급히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섰던 강백호(22·KT)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강백호는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말 포수 마스크를 썼다. 여느 때처럼 1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8회말 포수가 모두 소진됐다. 허도환이 선발 포수로 출전한 데 이어 이홍구가 대수비로 교체됐고 8회초에는 2사 만루 기회에서 주전 포수 장성우가 대타로 출전했다. 이날 코로나19 백신을 맞아 수비 출전은 하지 못하고 대타로만 나섰던 장성우가 8회말 수비에 나설 수 없어 포수 3명이 모두 소진되자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프로 지명 당시 투·타 겸업 가능성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강백호는 입단 이후 외야수와 1루수를 맡고 있지만 고교 시절 원래 포지션이 포수다. 강백호는 8회말 1이닝 동안 투수 김민수와 호흡을 맞춰 6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2년차였던 2019년 4월20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말 1이닝을 소화한 데 이어 프로 데뷔 이후 두번째로 포수 출전한 경기였다.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를 대타로 내고 난 뒤 수비를 맡기기 힘들어서 누구를 쓸지 고민하다가 보니 강백호가 있었다. 의사를 물었더니 아주 좋아하면서 나가더라”며 “확실히 (포수로서) 재능도 있다. 포수 장비 착용한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리지 않았나”라고 감탄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는 여러가지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라고 했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에이스이기도 했다. 신인이었던 2018년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등판한 적 있고,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해였던 2019년 시즌 최종전이었던 9월29일 삼성전에서는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적도 있다.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보여준 일종의 팬 서비스였다.
그러나 앞으로 투수로 등판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포수까지는 잠깐 맡길 수 있지만 이제 선두에서 경쟁하는 KT가 애지중지해야 할 핵심 타자 강백호를 굳이 마운드에까지 올릴 이유는 없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투수로 뛰고 싶다는 말도 한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순위 경쟁에서 여유가 생기더라도 그런 상황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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