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KAL호텔 역사 속으로.. 호텔 매각에 노조 강력 반발

임성준 입력 2021. 9. 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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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한강 이남에서 최고층 건물이던 제주칼(KAL)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진그룹의 칼호텔네트워크가 제주칼호텔을 매각하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추진하는 매각 대상은 제주시 이도1동 제주칼호텔 부지 1만2525㎡와 연면적 3만8661㎡의 지하 2층, 지상 19층 건물 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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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제주 자산 줄줄이 매각
제주 칼호텔 전경. 한진그룹 홈페이지 캡처
1970년대 한강 이남에서 최고층 건물이던 제주칼(KAL)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진그룹의 칼호텔네트워크가 제주칼호텔을 매각하기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관광서비스노조 칼호텔지부는 16일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위기를 악용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고용보장 없는 일방적 매각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이 추진하는 매각 대상은 제주시 이도1동 제주칼호텔 부지 1만2525㎡와 연면적 3만8661㎡의 지하 2층, 지상 19층 건물 전체다. 

제주칼호텔에는 카지노를 포함해 근로자 3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칼호텔지부는 “지난 8일 대표이사는 노조와의 면담에서 매각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인수 대상 업체가 부동산개발투자회사라고 밝혔다”며 “이 과정에서 매각이 진행된다면 전원 고용보장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30년 넘게 청춘을 바쳐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며 “매각은 노동자 동의도 없이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경영악화의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만 전가하는 반도덕적 반사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칼호텔지부는 “재무 건전성만을 따지며 노조 합의도 없이 고용보장이 지켜지지 않는 부동산개발 투자회사에 매각하는 것은 코로나19로 고통스러운 노동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 회장은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할 때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제주칼호텔에서는 그런 사회적 책임이 지켜지지 않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노동자들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고용보장 없는 매각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노동자 동의 없이 매각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며 “동의없는 매각을 철회하고 지속가능한 호텔경영을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칼호텔지부는 “경영 어려움을 위해 임금 동결, 지급 유예 등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다”며 “한진칼은 도민 생존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고용보장 없는 호텔 매각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974년 준공된 제주칼호텔은 현대식 제주관광의 시작을 알린 상징적 건물이다. 282개 객실과 카지노, 나이트클럽, 스카이라운지 등을 갖춰 제주관광 개발의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물 높이만 74m에 달해 준공 당시는 한강 이남에선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2014년 제주롯데시티호텔이 들어서기 전까지 도내 최고층이었다.

한진그룹은 재무 건전성 악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의 자산을 줄줄이 매각하고 있다. 제주 지역 자산도 연이어 매각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제주시 연동에 있는 ‘대한항공 제주 사원주택’을 부동산 기업에 매각했다. 매각 부지는 신대로 14길을 가로지르는 양쪽 2개 필지 9450.9㎡다. 현재 건물은 모두 철거돼 아파트 건설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진그룹 산하 한국공항도 인근 제주시 연동 304-22 소재 토지와 건물을 지난해 모 건설사에 넘기기로 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제주칼호텔 매각을 추진 중인 칼호텔네트워크는 서귀포시에 있는 파라다이스호텔제주 토지(5만3670㎡)와 건물(1만2246㎡)도 매물로 내놓았다. 한진그룹에서 제주 호텔 사업 철수를 선언할 경우 서귀포칼호텔도 추가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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