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조선 인력 유출에..미봉책만 쏟는 文정부

서종갑 기자 2021. 9. 16. 17: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헛웃음이 납니다."

문 대통령은 "숙련된 기술을 가진 분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22년까지 조선 인력 8,000명을 양성해 신규 인력 유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소 일은 험하고 고되지만 타 산업 대비 임금 경쟁력이 높아 인력 규모 유지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뛰면서 상대적으로 임금 경쟁력이 떨어지고 52시간제로 추가 근무까지 막혀 인력을 붙들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종갑 산업부 기자
[서울경제]

“헛웃음이 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산업 재도약’을 선포한 지난 9일. 문 대통령은 “숙련된 기술을 가진 분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22년까지 조선 인력 8,000명을 양성해 신규 인력 유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조선 업계는 쓴웃음을 지었다. 조선 인력 부족을 야기한 현 정부가 병 주고 약 주기식 대책을 내놨다고 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조선 인력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강행이 인력 유출을 가속화시켰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소 일은 험하고 고되지만 타 산업 대비 임금 경쟁력이 높아 인력 규모 유지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뛰면서 상대적으로 임금 경쟁력이 떨어지고 52시간제로 추가 근무까지 막혀 인력을 붙들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바람대로 조선소를 떠났던 숙련 인력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장에서는 ‘제로’라고 단언한다. 조선소보다 덜 힘들면서도 비슷하게 급여를 주는 직장이 즐비해서다. 정부가 경영계의 지역별·산업별 차등적 최저임금 인상안을 무시한 대가는 이토록 무섭다. 문 대통령 말처럼 기적적으로 내년까지 8,000명 인력을 양성한다면 조선 인력 부족 문제가 당장 개선될까. 아니다. 조선업은 배관은 5~10년, 취부는 3~5년, 용접은 2~3년 근무해야 숙련 인력이 돼 생산성이 높아진다.

조선 업계가 바라는 건 단 하나다. 더 강력한 인력 유지·육성 방안이다. ‘신규 인력에 2개월간 월 100만 원 지급’ 같은 인력 유치안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1970년대 한때 세계 선박 발주의 절반을 수주했던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시장을 다 뺏겼다. 원인은 인력 이탈이다. 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사람이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은 특히 그렇다. 우리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 두렵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