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돌연 "재난지원금 사용 안돼요"..추석 유통가 곳곳 마찰음

강대한 기자 2021. 9. 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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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판매한다며 같은 매장 다른 매대보다 더 비싸게 판매
'폐점 매각' 반발 홈플러스는 추석 연휴기간 총파업까지

(창원=뉴스1) 강대한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경남 창원의 대형마트 등 유통가도 대목을 맞았다.

간만에 시민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활기를 찾기도 하지만, 되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하나로마트에서 국민재난지원금으로 물건을 사다가 갑자기 방침이 바뀌어 사용을 못하게 되거나, 이마트에서는 똑같은 상품을 놓고 추석할인을 한다면서 비싸게 팔기도 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직원들이 추석 연휴 총파업에 돌입하며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농협 전경.© News1

◇잘 쓰던 재난지원금 갑자기 못써 황당…창원시, 누락 인정

“며칠 전엔 분명됐는데, 갑자기 오늘은 왜 안 됩니까?”

지난 15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한 하나로마트에서 물건을 산 A씨(40)는 계산을 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불과 4일 전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했던 하나로마트에서 결제를 하고난 뒤, 일반결제가 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A씨는 “결재 전까지 어떤 설명도 없었고, 안내문 하나 붙어있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확인했을 때도 ‘사용 가능’한 곳이었다고 강조했다.

마트 직원에게 “이제는 재난지원금 사용 못해요”라는 설명을 들은 A씨는 다시 사용처를 확인해보니 이 하나로마트는 쏙 빠져 있었다고 했다.

하나로마트는 농협중앙회 소속일 경우 매장 크기와는 별개로 대형마트로 취급해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단위농협 소속의 하나로마트에서만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A씨가 찾은 마트는 중앙회 소속의 하나로마트로 애초 재난지원금을 사용할수 없는 곳이었다.

그럼 처음에는 어떻게 사용됐을까?

해당 하나로마트 점장은 “우리 하나로마트는 중앙회 소속의 대형마트로 취급돼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곳인데, 사용처 관리는 창원시에서 하고 있어 행정에서 누락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14일부터 재난지원금 사용처를 다시 정리했고, 이후부터는 사용을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초 등록된 고객들에게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부언했다.

창원시 경제살리기과 관계자는 “신용카드 업체에 제한업종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누락이 있었고 민원을 발견하고 즉시 처리를 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이마트 창원점 1층에 진열된 추석행사 상품이 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독자 제공)2021.9.16.© 뉴스1

◇추석할인 행사한다더니, 저기서는 더 싸게 파네?

“이거는 고객 기만행위 아닙니까?”

지난 15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이마트 창원점을 찾았던 B씨(33)가 화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추석을 맞아 친인척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려 카트에 실었던 상품이 몇 발짝 옆에서 훨씬 싸게 판매하고 있었던 것.

B씨는 “상품 진열대 앞쪽에서는 싸게 팔고 뒤로 돌아가면 비싸게 팔고, 제가 앞쪽까지 보지 못했으면 그냥 비싸게만 사 갔을 것 아니냐, 저 같은 고객이 한둘이겠느냐”고 꼬집었다.

이마트 창원점 1층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 선물세트의 가격은 2만9900원이다. 이 선물세트와 똑같은 상품은 불과 10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2만5900원, 약 14%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던 것.

특히 ‘추석 선물세트’만 모아 할인 판매하고 있는 진열대에 놓인 상품이 더 비싼 값으로 매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이마트에서는 고의가 아닌 ‘실수’라며 즉시 통상가격으로 바로잡았다고 해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같은 상품을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면 안되지만, 판매 사원이 판촉을 강화는 과정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려다가 발생한 실수다. 다른 점포에서도 정상가격이 2만9900원으로 비싸게 판매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대로 가다간 공중분해 된다”…추석연휴 총파업 돌입

마트산업노동자 홈플러스지부 경남본부는 16일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연휴인 18일부터 20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전국 80개 매장(대형마트)의 조합원 3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지부 경남본부는 “홈플러스 폐점매각을 중단하고 노동자와 배송기사, 입점주 등 10만명의 일자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지만 대주주인 MBK는 폐점매각을 멈추지 않고 늘려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만 있는다면 홈플러스는 알짜매장 기둥뿌리는 다 뽑힌 채 빈껍데기만 남아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노동자들이야 쫓겨나든 말든 투자금 회수만 하면 된다는 투기자본 MBK의 악랄한 기업약탈이다”면서 “MBK가 가져간 매각대금은 4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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