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큰손 NOW] "일산대교 꼴 날라" 애타는 민자도로 투자社

진영태,김정범 입력 2021. 9. 16. 17:18 수정 2021. 9. 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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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터널 대주주 국민연금
계약변경 놓고 강원도와 마찰
일산대교 운영권 회수 후폭풍
지자체 무리한 요구 확산땐
민간투자자 피해 잇따를듯
IB업계 "해외선 있을수 없어
인프라투자 신뢰 무너질 것"

◆ 레이더 M ◆

경기도의 일산대교 운영권 회수 결정에 국민연금이 가진 다른 대체투자자산인 미시령터널도 지방자치단체와의 계약 변경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30개가 넘는 민자도로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들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위험을 감수한 투자자에 대해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회수 또는 계약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강원도 미시령터널도 지자체에 유리한 계약 변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대교에 대해 높은 통행료 논란으로 운영권을 회수하는 공익처분 결정이 나온 데 이어 미시령터널에 대해서도 최소운영수익보장(MRG) 계약이 잘못됐다며 이를 삭제하거나 최소비용보전(MCC) 방식 등 다른 대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은 미시령터널 운영사인 미시령동서관통도로의 대주주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미시령터널 통행량이 크게 줄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시령터널의 영업적자는 2016년 57억원에서 2017년 13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통행량이 줄어든 만큼 손실보전 협약 개정이 필요하다며 2019년도분 손실보전금 129억원을 아직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IB 업계 관계자는 "일산대교가 통행료가 비싸다고 회수 논란이 일었다면, 미시령터널은 애초 통행량 예상치에 미달한 결과 MRG가 과도하다는 식으로 사업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개발비가 없을 때는 민간자금을 유도하고 이후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조정하는 상황은 시장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해외 인프라 투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시장 신뢰가 무너지면 앞으로 투자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민자도로 30여 곳에 대해서도 일산대교와 같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를 통해 확보한 전국 시도별 지자체 민자유료도로는 총 30곳으로 부산광역시 7곳, 경기도 6곳, 서울시·인천시·광주시·경상남도 각 3곳 등이다. 실제 이들 도로는 크고 작은 분쟁을 겪고 있다.

일산대교처럼 지자체가 매입할 경우, 적정가 논란에 따른 배임 문제와 함께 적절한 추가 투자처를 새로 발굴할 수 없는 현실적인 대안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자산은 일종의 '트로피 애셋'으로 초과수익을 준다 해도 팔지 않는 게 관례"라며 "매각한 자금으로 다른 투자를 또 해야 하는 국민연금 같은 곳은 다른 대안이 없으면 돈을 제대로 굴릴 수 없기 때문에 아예 팔고 싶지 않은 자산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적정가까지 논란이 될 경우 투자 담당자나 관련 이사진은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더욱 난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산대교 지분 100%를 보유한 국민연금 측은 연금 가입자의 수익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한편 이주환 의원은 민자도로의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통행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법은 한국도로공사나 공단이 운영하는 도로는 부가세를 면제하고 있지만 민자도로에는 과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주환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만큼 다른 법안으로 보완해 입법을 추진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진영태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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