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국대 은퇴해도 여전히 현역..해보자 후회없이"[세계지식포럼]

김소연 2021. 9. 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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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내게도 만년 후보 시절 있었다"
"배구사랑 이어지도록 여러 역할 하겠다"
배구여제 김연경. 사진| 세계지식포럼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국가대표 은퇴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바흐 위원장과의 올림픽 대담 :도쿄에서 베이징, 그리고 서울' 세션에서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김연경이 연사로 나섰다.

이날 김연경은 "국가대표 배구선수 김연경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제는 전 국가대표라고 해야겠다. 저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행사에 연사로 나서 영광"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연경은 "도쿄 올림픽으로 저의 3번의 올림픽 도전이 끝났다. 16년에 걸친 국가대표로서 저의 여정도 끝났다"면서 "저의 목표는 오직 올림픽 메달이었다. 올림픽 3번 중 두 번 4강에 올랐으나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후회가 남지는 않는다. 저는 오랫동안 스포츠는 오직 결과로 보답받는다고 생각했다. 올림픽을 통해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또 "올림픽이 끝난 뒤 준비한 모든 순간이 필름처럼 머릿속을 지나갔다. 이번 올림픽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깨달았다. 올림픽 준비 기간에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받아들일 자신이 있었고 후회 또한 남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걸 쏟아냈고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더 이상) 할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했음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올림픽 기간 여자 배구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국민여러분도 저희와 마찬가지로 결과보다 과정에 큰 감동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공을 받아내려는 선수들의 처절한 몸짓과 공을 따라가는 간절한 눈빛, 득점 성공과 실수를 할 때 변함없이 격려하고 감싸주는 동료애, 이런 것 하나하나가 기쁨이 됐고 감동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연경은 또 "제가 처음부터 잘하는, 주목받는 선수였을거라 생각하지만 아니다. 저는 (학생 때) 배구 선수로 키가 크지 않아 만년 후보 선수였다. 만년 후보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김연경이 있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시절 늘 후보 선수였기 때문에 저는 필사적으로 살 길을 찾았다. 제가 가진 조건으로도 팀에서 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아 제대로 확실하게 해내는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안정된 리시브 실력을 키워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가 되겠다는 게 작고 왜소했던 제가 세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였다"고 말했다.

고된 훈련 끝에 김연경은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됐고 고1 무렵부터 2년간 22cm나 자라면서 장신 공격수가 됐다. 김연경은 "혹독한 수비 훈련을 해온 덕에 수비력까지 갖춘 공격수가 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키가 커서 공격수로만 기용됐다면 저는 수비력 형편없는 반쪽짜리 공격수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노력 끝에 지금에 이르렀음을 설명했다.

이어 "벤치에 주로 앉아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멍하니 앉아있지만은 않았다. 벤치에서 경기를 보며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경기 분석, 이미지 트레이닝 했다. 후보 선수 시절의 경험도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비록 국가대표 선수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현역 배구 선수다. 김연경 배구는 항상 최고라는 소리를 듣도록 몸 관리 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배구 사랑이 이어지도록 여러 역할을 하고 싶다. 시간이 더 흘러 은퇴 후 무엇을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두려움 같은 건 없다. 배구가 저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으니까. '해보자, 후회없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 세계지식포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코로나 상황 속 올림픽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신호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노력을 벌인 결과 전세계를 하나로 단합시킬 수 있었다"고 2020 도쿄 올림픽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한국 모든 분들이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약 20여개의 메달을 땄다. 정말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고 찬사를 보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양궁 경기와 여자 배구 경기를 봤다면서 "양궁의 경우 전통적으로 한국이 강국으로 알려졌다. 어떤 종목이 강국이라고 하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의 저력을 잘 보여줬고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다시 한번 한국 양국 대표단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또 "한국 여자배구팀 경기에서 김연경 선수의 주장으로서의 모습과 모든 배구 선수들의 열정을 볼 수가 있었다. 의지를 가지고 끈질기게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 스포츠를 정말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스포츠라는 차원에서 정말 훌륭한 모습일 뿐 아니라 카리스마,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훌륭한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2024년 강원도에서 유스 올림픽게임 열린다. 다음 세대 한국 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고국에서 펼칠 기회가 될 것이다. 도쿄에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보여준 것 처럼 스포츠 정신과 가치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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