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카드 적중' 레알, 승리보다 더 값진 영건들 활약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9. 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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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알, 인테르전 1-0 승
▲ 교체 투입된 카마빙가(도움)와 호드리구(골)가 골 합작
▲ 발베르데, 후반전 장악 & 비니시우스, 드리블 3회(최다) & 밀리탕 철벽 수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인테르 원정에서 고전했으나 에데르 밀리탕과 페데리코 발베르데, 비니시우스의 활약에 더해 교체 출전한 호드리구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결승골을 합작하면서 1-0으로 승리했다.

레알이 쥐세페 메아차 원정에서 열린 인테르와의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고전 끝에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레알이다.

이 경기에서 레알은 평소 즐겨 사용하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최전방에 위치한 가운데 비니시우스와 루카스 바스케스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카세미루를 중심으로 루카 모드리치와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나초와 다니 카르바할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다비드 알라바와 에데르 밀리탕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지켰다. 부담스러운 인테르 원정인 만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바스케스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초를 내세우면서 수비 밸런스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둔 레알이었다.


전반전은 일방적인 인테르의 우위 속에서 이루어졌다. 에딘 제코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투톱이 좋은 호흡을 선보였고,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가 중원을 장악했고, 3-1-4-2 포메이션에서 4의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에 위치한 니콜로 바렐라가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오가는 움직임으로 레알 수비 라인을 흔들어 놓았다. 이를 통해 많은 슈팅을 양산해낸 인테르였다.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테르는 전반전, 점유율에선 52대48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슈팅 숫자에서 14대5로 3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인테르가 무려 10회의 슈팅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했던 데 반해 레알의 페널티 박스 안 슈팅은 단 2회가 전부였다. 당연히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에서 인테르가 1.5골로 레알의 0.2골을 압도했다.


하지만 레알은 쿠르투아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쇼와 밀리탕의 수비로 간신히 무실점을 이어올 수 있었다. 특히 레알은 8분경, 바렐라와 라우타로의 원터치 패스에 이은 제코의 논스톱 슈팅으로 실점 위기에 직면했으나 쿠르투아의 다리를 스치고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던 볼을 밀리탕이 헤딩으로 걷어내면서 이른 시간 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간신히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한 레알은 후반 들어 발베르데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주도권을 잡아오기 시작했다. 발베르데의 활약 덕에 후반전은 레알이 점유율에서 60대40으로 크게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레알의 첫 슈팅도 발베르데(후반 7분경)로부터 나왔다.

게다가 레알은 후반 20분경, 바스케스를 빼고 호드리구를 투입하며 오른쪽 측면 공격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레알은 발베르데를 중심으로 호드리구와 카르바할로 이어지는 오른쪽 측면 공격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33분경, 카르바할의 전진 패스를 발베르데가 크로스를 올린 걸 벤제마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고 말았다.

레알은 후반 35분경, 모드리치 대신 카마빙가를 교체 출전시켰다. 후반 36분경, 호드리구가 측면에서 휘젓다가 패스를 준 걸 카르바할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비니시우스가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인테르 핵심 수비수 밀란 슈크리니아르가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이어서 후반 42분경, 발베르데의 가로채기에 이은 패스를 호드리구가 몰고 가다가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벤제마가 돌아서면서 패슬르 찔러준 걸 비니시우스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 역시 슈크리니아르가 태클로 저지했다.

이대로 경기는 0-0으로 마무리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레알의 천금같은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정규 시간 종료 1분을 남기고 발베르데의 로빙 패스를 카마빙가가 원터치 크로스로 넘겨주었고, 이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호드리구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와 함께 양 팀의 경기는 레알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렇듯 레알은 교체 투입된 두 선수 카마빙가와 호드리구가 골을 합작하면서 1-0 신승을 거두었다. 카마빙가는 이번 여름에 스타드 렌에서 영입한 2002년생 만 18세 막내였고, 호드리구는 2000년생 만 20세 어린 선수다. 이 경기에서 출전한 레알 선수들 중 가장 어린 선수들이 골을 합작해낸 것이다.

카마빙가는 지난 주말, 셀타 비고와의 경기에서도 교체 출전해 골을 넣으며 기분 좋은 레알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레알에 입단하자마자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골+도움)를 올리며 왜 본인이 동나이대 최고의 미드필더 재능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지를 만천하에 알린 카마빙가이다.

호드리구는 이 경기 골로 개인 통산 챔피언스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6골 4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8번의 유효 슈팅에서 6골을 넣고 있다. 유난히 챔피언스 리그에만 출전하면 더 강해지는 호드리구이다.


비단 둘이 전부가 아니다. 1999년생 만 21세 비니시우스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슈팅 3회와 드리블 돌파 3회에 더해 찬스메이킹도 2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가장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98년생(만 23세) 동갑내기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발베르데는 찬스메이킹 2회에 더해 공격의 기점 역할을 톡톡히 한 데다가 볼경합 승률 100%와 태클 성공률 100%를 자랑하며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밀리탕은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 성공률 100%와 롱패스 7회로 빌드업을 주도한 데다가 볼경합 승리 5회, 소유권 회복 4회에 더해 최다 태클(4회)과 최다 걷어내기(4회), 그리고 최다 슈팅 차단(3회)를 자랑하면서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레알은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 2015/16 시즌부터 2017/18 시즌까지 대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챔피언스 리그(전신인 유러피언 컵 제외) 3연패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3연패에 있어 공수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세르히오 라모스에 더해 라파엘 바란까지 팀을 떠났고, 루카 모드리치와 카림 벤제마, 마르셀루, 토니 크로스 같은 선수들이 30대를 넘어섰다.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레알이었다.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발베르데를 제외한 어린 선수들이 예상보다 성장이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밀리탕이 자리를 잡았고, 이번 시즌 초반 비니시우스가 득점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새로 영입된 카마빙가도 짧은 시간 동안 재능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호드리구까지 재능을 만개한다면 레알은 빠르게 리빌딩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곧 레알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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