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터리 분사 학습효과..20분만에 끝난 SK배터리 주총

박종오 2021. 9. 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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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주총 통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이에요." 에스케이(SK) 쪽 관계자는 한산한 주주총회장 입구를 둘러보며 말했다.

주총장에서 만난 이노베이션 주주 이강씨는 "배터리 사업부 분할은 (회사의 성장을 위한) 큰 흐름으로 이해하고 반대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엘지그룹이 엘지화학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등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전반을 수직 계열화하는 것과 달리 에스케이는 각 계열사가 따로따로 배터리 사업을 하는 게 다소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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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주총서 배터리 사업부 분할 승인
김준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총괄대표(오른쪽 첫째)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다들 주총 통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이에요.” 에스케이(SK) 쪽 관계자는 한산한 주주총회장 입구를 둘러보며 말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빌딩 3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임시 주주총회는 개회 선언 20분 만에 끝났다. 일부 주주는 총회장에 들어서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실제 총회에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이날 상정한 안건은 2개다. 이중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 개발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를 만들겠다는 회사 방침에 주주들의 반대가 예상됐다. 배터리 사업의 성장 전망을 믿고 이노베이션 주식에 투자했더니 배터리 사업을 똑 떼어내 새 회사를 다시 상장하면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제 주총장에선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1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의나 질문이 없으면 원안대로 승인해도 되겠습니까?”라는 김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질문에 참석 주주 모두 “찬성합니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애초 주총 현장에 자리한 일반 주주 수도 40여 명에 불과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 안건은 이날 주주 약 75%가 참여해 찬성률 80.2%(주식 수 기준 약 5천만주)로 통과했다. 최대 주주인 주식회사 에스케이(특수관계인 포함 3089만주) 외에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 등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표결은 전자투표제로 이뤄졌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틀 전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분할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으나 이변은 없었다. 경쟁사인 엘지(LG)화학이 지난해 에스케이이노베이션보다 먼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할을 추진하며 비슷한 주주 반대에 부닥쳤지만 막상 주총 통과엔 문제가 없었던 데 따른 학습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주주에겐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이미 경험했다는 이야기다.

주총장에서 만난 이노베이션 주주 이강씨는 “배터리 사업부 분할은 (회사의 성장을 위한) 큰 흐름으로 이해하고 반대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엘지그룹이 엘지화학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등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전반을 수직 계열화하는 것과 달리 에스케이는 각 계열사가 따로따로 배터리 사업을 하는 게 다소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신설 배터리 자회사(에스케이배터리) 뿐 아니라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IET), 에스케이머티리얼즈, 에스케이씨(SKC), 에스케이넥실리스 등이 제각각 배터리 사업을 벌이다 향후 또다시 기업을 떼었다 붙이는 과정을 거칠까 봐 걱정된다는 것이다.

김준 총괄대표는 주총장에선 물론 주총이 끝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이노베이션의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애쓰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일반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다. 김준 총괄대표는 “올해 실적이 확정되면 구체적인 주주 가치 환원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며 “신설 에스케이배터리 상장도 올해 하반기엔 어려울 것 같고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44% 급락한 주당 23만7천원에 장을 마쳤다. 신설 회사인 에스케이배터리와 에스케이이앤피는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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