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FTSE 편입에도 오버행 우려에 '조마조마'

김종성 2021. 9. 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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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예수 해제 물량 1.1조..SK케미칼 지분 매각 압박도 부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선진국 지수 중 하나인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규 편입돼 외국인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경직되는 모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업공개(IPO) 당시 체결했던 기관투자자의 6개월 보호예수 물량 해제를 앞두고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 코스피 상장 기념식 장면. [사진=한국거래소]

◆ FTSE 지수 편입 17일 장 마감 후 적용…외국인 자금 410억~796억원 유입 추정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17일 장 마감 후 최근 신규 지수 편입이 결정된 FTSE 지수에 반영돼 실제 거래가 시작된다. 이번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편입된 지수는 'FTSE Global All Cap' 지수다. 이 지수와 연계된 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는 ‘뱅가드 FTSE Developed Martkets ETF’로, 전 세계 주식형 ETF 중 자산 규모 7위(1천590억달러)에 해당하는 대형 펀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밸런싱(자산재조정) 효과로 FTSE 지수 편입을 전후로 적게는 410억원에서 많게는 796억원 규모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FTSE 편입 종목의 경우, '뱅가드 FTSE Developed Martkets ETF'와 같은 펀드들의 매수와 함께 지수 편입 시기에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패턴이 나타났다"며 "이 펀드 외에도 FTSE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펀드들이 많아 실제 외국인 수급 영향은 최소 410억원에서 2배 이상까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FTSE 편입 효과로 796억원의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 기관투자자 6개월 보호예수 해제 물량 전체 주식의 5.1%…차익실현 가능성↑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FTSE 지수 편입 효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3일 장중 34만2천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전날 종가 기준(28만원)으로 18% 빠졌다.

오는 18일로 상장 6개월을 맞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책정됐던 6개월짜리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해제됨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1천262만2천500주) 가운데 31.28%에 대해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맺었다. 총 394만8천100주로, 금액으로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조1천억원이 넘는 규모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전체 발행주식(7천650만주)의 5.16% 수준이다. 최대주주와 우리사주 등의 물량을 제외한 실제 유동주식수가 현재 2천33만7천315주(26.58%)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당시 공모가는 6만5천원으로 전날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4배 이상 올랐다. 6개월을 기다린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차익실현 욕구가 커 대량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이 지분매각 압박을 받는 것도 부담이다. SK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5천235만주(지분율 68.43%)도 18일부터 보호예수가 풀리며 매각 가능해진다.

이를 앞두고 최근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Metrica Partners)는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경영권과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50.1%의 지분만 있으면 돼 그 이상의 18.3% 지분을 매각하고 차익을 주주에게 특별배당으로 지급해달라는 것이다. 다만 메트리카파트너스의 SK케미칼 지분율은 5% 미만이어서 영향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 이사회가 주주환원 요구를 수용하기 전까지 지분 보유와 지속적인 행동주의에 나설 것을 표명했지만, 개별 펀드의 영향력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며 "하지만 SK케미칼 최대주주 지분율은 33% 수준으로 낮아 주주환원 요청이 지속될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오버행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버행 우려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중장기 성장 전망이 밝고, 주가 상승 동력(모멘텀)도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6개월 보호예수 해제로 오버행 이슈가 있지만, 10월 자체 코로나19 백신 'GBP 510'에 대한 임상2상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며 "9월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 이후 분기마다 노바백스 승인 관련 소식과 자체 개발 백신의 임상 데이터 발표 등 단기 모멘텀이 촘촘히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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