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찬투' 영향 남부지방 많은 비..추석연휴 18~20일 맑음, 21일 전국 비
14호 태풍 찬투가 남해상을 통과하면서 16일과 17일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400mm의 비와 순간풍속 100km 이상의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8일부터 20일까지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추석 당일인 21일은 전국에 비가 내리며 보름달을 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16일 브리핑을 열고 “태풍 찬투가 17일 남해상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강풍과 호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태풍이 지난 뒤 추석 연휴 전반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연휴 후반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한차례 비가 이어진 뒤 점차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29m의 태풍 찬투는 16일 이후 2시 30분 기준 서귀포 남남서쪽 290km 해상에서 시속 18km로 북동진중이다. 찬투는 이례적으로 N자형을 그리며 한반도에 점차 다가오다 서쪽으로 멀어지더니 다시 북동쪽으로 점차 이동하며 제주도에 접근하고 있다. 13일 오후 3시부터 16일 오전 9시까지 160km밖에 이동하지 못해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한 곳에 머무르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태풍의 세력은 계속해 유지되고 있다. 한상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남동쪽 아열대 고기압이 태풍을 동쪽에서 회전시키고 북서쪽 고기압은 태풍을 서쪽에서 회전시켜 줘 태풍 회전을 유지해주고 있다”며 “태풍이 오랫동안 정체하면서 태풍이 있던 지역의 수온은 많이 내려갔지만 서귀포 인근은 태풍 발생 해수온도인 26도 이상이라 당분간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와 일부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16일 밤에는 충청, 17일 새벽에는 경기남부와 강원도까지 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 기간 제주도에는 시간당 50~80mm, 최대 400mm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남해안도 최대 12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과 남부지방은 10~60mm, 경기남부는 5~2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 기간 순간시속 100k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며 바람에 의한 피해도 예상된다. 한 분석관은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며 태풍의 경도력이 높아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바람이 많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 뿐 아니라 바람 피해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휴가 시작되는 18일부터 20일까지는 태풍에 이어 들어오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1일부터는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을 통과하면서 새벽에 서쪽을 시작으로 오전에는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1일 밤부터 서쪽부터 순차적으로 비가 그칠 전망이다. 22일은 2차적으로 비구름이 발생해 새벽과 오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비가 다시 내릴 것으로 분석됐다.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고기압이 선선한 공기를 안고 있어 18일부터 20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은 낮은 곳은 15~16도로 선선할 전망이다. 낮 기온은 태양 가열로 25~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과 22일은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아침 최저기온이 18도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추석 당일 보름달은 중부지방보다는 남부지방에서 잘 보일 확률이 높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비구름대가 걷히는 것이 중부보다 남부가 더 빠르게 걷히고 2차 전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제주나 남부지방이 보름달을 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하지만 강수가 동서로 폭이 좁고 예측기간이 남은 만큼 보름달 관측 여부를 확인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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