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가장 착하고 예쁜 마음만 담았죠"..'기적' 이수경의 진가(ft.김남길 대표님)

이승미 2021. 9. 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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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제가 가진 가장 착하고 예쁘고 좋은 마음만 꾹꾹 눌러 담았죠."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기적'(이장훈 감독, 블러썸픽쳐스 제작). 극중 준경의 누나 역을 맡은 이수경(25)이 1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차이나타운'의 불량소녀 쏭, '침묵'의 유력한 용의자 딸 임미라, '용순'의 사춘기 소녀 '용순'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주목 받아온 이수경. 그가 따뜻한 휴먼 영화 '기적'에서 유일하게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 관객에게 감동과 놀라움을 동시에 전할 예정이다.

'기적'에서 이수경이 연기하는 보경은 준경의 친구 같은 지원군이자 누나. 툭하면 동생을 놀리고 티격태격하기 일쑤지만,기차역을 향한 준경의 진심만은 늘 믿고 곁에서 응원해준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준경이 고민하거나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결정적 도움과 해결책을 일러주는 그는 동생이 자신의 뜻을 펼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기적'의 시나리오를 보고 그 어떤 작품 보다 오디션 합격을 간절히 바랐었다던 이수경은 "사실 저는 보경이가 가진 반전의 비밀의 키를 알고 시나리오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그 장면에서는 '헉'하는 마음이 들더라"라며 "처음 오디션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금까지 했던 모든 오디션 소식 중에 가장 기뻤다. 제작기 영상을 보니 감독님이 제 웃는 모습을 보고 보경이로 캐스팅하셨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극중 동생 준경을 위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보경에 대해 "보경이는 모두가 딱 한번쯤은 누구나 꿈 꿔봤을 누나인 것 같다. 기꺼이 동생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인물이다. 저희 고모들만 봐도 저의 아빠의 공부를 위해 희생하셨는데 그때 그 시절의 누나들 모습을 떠올리며 연기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연기할 때는 감독님이 최대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맡겨주셨다. 딱 하나 그런데 대사 할 때 말투가 평소 말투가 더 어눌한 편인데, 감독님께서 그 평소 말투로 말하는 게 좋을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던게 기억난다"고 말을 더했다.

반전의 키를 가진, 어쩌면 '기적'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보경. 이런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묻자 "키 포인트 역할이라고 해서 부담이 크진 않았다. 그냥 맡은 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예쁘고 착하고 좋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이수경은 "살을 좀 뺐다. 그냥 제 느낌에 그때 당시에 볼살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는데 좀 갸름해야 보경이와 닮을 것 같아서 체중을 좀 감량했다. 2~3kg를 감량하고 촬영했는데 촬영하면서 살이 더 빠졌다. '로스쿨'과 병행해서 촬영했는데 부담감 때문에 살이 더 빠졌다. '로스쿨' 촬영장에서는 사투리 나올까봐 걱정했고 '기적' 촬영현장에서는 말을 너무 빨리 하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웃었다.

생소한 봉화 사투리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전했다. "처음 오디션에서는 대구 출신 친구에게 사투리를 녹음해달라고 해서 대구 사투리를 준비해서 갔다. 오디션을 합격하고 나서 봉화 사투리를 듣게 됐는데 전혀 다른 사투리더라. 사투리로 하면 아예 다른 단어가 되는 것도 있더라. 이러면 관객들이 아예 못 알아 들으실것 같아서 단어 자체를 바꾼 것도 있다. 진짜 연습을 많이 했다. 샤워할 때도 사투리 음성을 틀어놓고 따라하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평단과 관객에 호평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했던 영화 중에 이렇게 좋은 평가를 많이 들었던 작품이 없었던 것 같다. 어머니가 어제 영화를 보시고는 진작 이런 영화를 하지 그랬냐고 하셨고 지인들도 정말 좋았다고 했다. 어제 개봉을 해서 관람평도 찾아봤는데 관람평이 꽤 좋아서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가족에게 한없이 따뜻한 극중 보경. 이수경은 실제 가족에게는 어떠냐는 질문에 "전 보경이에 비하면 이기적인 사람이다. 저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뭔가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아주 무뚝뚝한 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다. 극중에 아빠(이성민) 등에 손을 얹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 우리 아빠의 등에 이렇게 손을 얹어본 적이 있나 싶더라"라며 "준경·보경과 달리 실제 우리 형제들에게도 무뚝뚝한 편이다. 제가 사남매인데 나이 차이가 워낙 많이 난다. 첫째 언니랑 15살 차, 둘째 언니랑 12살 차, 셋째 오빠랑 7살 차이가 난다. 그래서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산 적도 얼마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연기하는 이수경을 보는 언니 오빠의 반응을 묻자 "모르겠다. 그렇게 친해지가 않는다"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둘째 언니랑 그나마 친한 편인데 언니가 피드백을 많이 해준다. 언니가 중국에 사는데 중국에 살면서도 제가 나온 작품을 다 챙겨보면서 피드백을 해준다"고 전했다.

이날 인터뷰 내내 이수경은 극중 남매 호흡을 맞춘 박정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정민 오빠라는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았다. 놀랐던 점은, 둘이 다투는 신에서 카메라를 두 대 두고 함께 촬영하는 거였는데 촬영장 여건상 한 대로 둘이 따로 촬영해야 했다. 그 신을 제가 굉장히 걱정을 했었다. 원래대로라면 선배님 먼저 촬영하시는 게 맞는데, 오빠가 감독님께 저 몰래 말씀드려서 제가 먼저 더 편하게 촬영하게 해줬더라.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이어 "제 마음 속에 제가 꼽는 연기 대장 순위가 있는데 오빠가 1위로 등극했다. 오빠랑 연기하면서 정말 감정적으로 큰 뭔가를 주고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최민식 선배 이후로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연기 외에도 박정민에 굉장히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밝힌 이수경은 "'기적'인터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최근에는 정민 오빠한테 정말 많이 의지했다. 작은 일이라도 조금이라도 걱정되는 일이 있으면 오빠아게 카톡을 보낸다. 지금 오빠에게 가장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극중 임윤아와 연기 호흡에 대해서 묻자 "윤아 언니랑는 촬영할 때는 마주치는 신이 거의 없어 홍보하면서 더 친해졌다"라며 "기싸움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최근에는 언니가 추석 선물도 보내줬다. 아직 집에 도착은 안했는데 한우를 보내주신 것 같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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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김남길이 대표로 있는 길스토리이엔티로 이적한 이수경. 김남길은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이수경의 매니저로 출연, 녹화까지 마쳤다. 이수경은 '대표 김남길'에 대한 엄청난 만족감을 드러내며 "남길 오빠, 진짜 최고다. 이렇게 잘해주실지 몰랐다. 지금 엄청 바쁘신데도 저 때문에 '전참시'도 출연해 주신다고 해서 놀랐다. 지금 오빠 회사에 와서 아주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한편, 영화 '기적'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의 3년만의 신작으로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절찬 상영중.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길스토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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