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리먼 사태?' 中 헝다 파산설에 홍콩 증시 1.5% 하락 마감

이경은 기자 2021. 9. 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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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中은행 부실채권의 72%.. 디폴트 위기에 올 주가 82%↓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헝다그룹 본사 앞에서 '돈을 돌려달라'면서 투자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헝다는 올들어서만 주가가 82% 빠졌다. /연합뉴스

중국의 부동산 재벌인 헝다그룹의 파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16일 홍콩 증시가 1.5%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오전 헝다그룹이 역내 채권 거래를 하루 중단하고 17일부터 재개한다고 발표하면서 투심이 얼어 붙었다.

이날 홍콩H지수는 전날보다 1.5% 하락한 8805.8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3%까지 급락했지만 장 막판으로 가면서 낙폭을 줄였다. 증시 하락의 빌미가 된 헝다그룹은 이날 증시에서 전날보다 6.4% 하락한 2.63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헝다그룹 주가는 82% 하락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중국의 초대형 기업 파산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 헝다 사태는 중국 경제 리스크의 뇌관인 부채와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의 부채는 1조9500억위안(약 355조원)으로,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2조7000억위안)의 72%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헝다그룹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 현지에서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내세우고 있다. 중국의 회사채 부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 중이지만 정부의 ‘계획 부도’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서서히 정리되어 갈 것이란 예상이다.

16일 중국 선전시 헝다그룹 본사에는 헝다 파산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 중국인 여성이 집이 지어지지 않아 계약금을 떼일 것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16일 “헝다그룹의 해체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향후 2년간 진행되겠지만 단기간 파괴적인 디폴트 전염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면서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된다면 부동산 위험을 넘어 금융 시스템 붕괴로 연결되고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동계 올림픽 개최와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둔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발 위기로 중국 경기와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게 놔두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헝다그룹발 부동산 불안은 10월 이전에 결론이 날 것”이라면서 “당국이 질서정연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은행 시스템으로의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초대형 기업인 헝다가 파산한다면 부실 채권 위험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중국 금융 시스템에 전반에 심각한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 등과 맞물리면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전염’이 시작될 가능성도 높다. 단기 고비는 오는 23일 헝다의 채권이자 납입일이며, 연말까지 6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이자납입 불이행 위험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주 헝다그룹이 오는 23일 도래하는 채권이자(8350만달러, 약 978억원)를 갚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투자 등급을 정크(투자 부적격)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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