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로 복음의 증거'..한국 최초 순교자 유해 초남이성지 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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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역사 최초의 순교자로 기록된 복자 윤지충과 권상연, 그리고 신유박해 때 순교한 복자 윤지헌의 유해가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에 안치됐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6일 초남이성지 유해 안치소에서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 현양 미사 및 유해 안치식'을 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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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남이성지 교리당에 안치..순례자 믿음 굳건해질 것
(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이번에 찾은 세 분의 순교 복자들의 유해가 이곳에 현존해야 이 역사적인 현장은 빛이 나고 진정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한국 천주교 역사 최초의 순교자로 기록된 복자 윤지충과 권상연, 그리고 신유박해 때 순교한 복자 윤지헌의 유해가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에 안치됐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6일 초남이성지 유해 안치소에서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 현양 미사 및 유해 안치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는 유해 이동을 시작으로, 축복미사, 유해안치식 순으로 1시간 가량 이뤄졌다.
천주교 전주교구장인 김선태 사도 요한 주교는 "순교 복자들의 유해를 만나는 놀라운 선물을 받고 나서 이 귀중한 선물을 어떻게 보존해야하는지 거듭 곰곰히 생각했다"며 "어디에 모셔야 선물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는가 고민한 끝에 이곳 초남이성지 교리당에 모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남이성지 교리당은 호남의 사도로 불리는 복자 유항검 아우구스티노가 동생 유관검과 함께 교리를 논한 곳으로 전해진다.
김 주교는 다른 곳이 아닌 초남이성지에 이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핵심적인 이유를 3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우선 초남이성지가 윤지충과 권상연, 윤지헌을 200년 이상 고이 모셨던 곳인데다, 호남의 사도 유항검과 그 가족들 역시 이곳에 100년 이상 묻혀있었던 역사적인 자리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김 주교는 이곳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 '형제애'라는 소중한 영적 가치가 깃들어 있음을 강조했다. 윤지충과 권상연이 삼강오륜을 저버린 죄인으로 큰 비난을 받았음에도 유항검이 땅을 내주고 이들의 시신을 거두었다는 이유에서다.
세번째 이유는 순교 복자들의 유해는 존재 자체로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는 것. 김 주교는 앞으로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이 순교의 증거를 통해 진리를 확고하게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안치된 순교 복자 세 사람의 유해는 지난 3월 천주교 전주교구가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일대를 성역화하는 작업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윤지충과 권상연은 사촌 사이로 지체 높은 양반가의 자제들이었다. 일찍 천주교를 접한 이들은 조선 정조 때인 1791년 12월8일 윤지충의 모친상을 천주교식으로 치렀다는 이유로 군문효수형(목을 베고 군문에 매달던 형벌)이 언도됐으며,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됐다.
윤지헌은 윤지충의 동생이다. 윤지충과 권상연의 순교 10년 뒤인 1801년 10월24일 신유박해 때 능지처참형을 받고 같은 장소에서 순교했다.
유해는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성역화 작업 과정에서 발견됐다. 초남이성지는 전라도 지역 최초의 신자이자 '호남의 사도'로 불리는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소유의 땅이었다. 윤지충·권상연·윤지헌 세 사람과 사촌지간이던 유항검이 이들의 유해를 수습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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