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체엔진 개발, 2024년 우주로켓 쏜다

■국내 우주기술 현황은
75톤급 추력 엔진 연소시험 성공
2단 발사체로 제작해 위성 쏘기로
군사정찰, 민간사업 지원 등 활용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7월 29일 실시한 75톤급 추력의 국산 고체 우주로켓 엔진 연소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ADD

[서울경제]

우리나라가 오는 2024년께 독자 개발한 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우주로켓(우주발사체)을 쏜다. 해당 로켓에는 500㎏급 소형 정찰위성이 탑재될 계획이어서 북핵 도발 징후 등을 보다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공동 보도 자료를 통해 “고체 우주발사체의 주요 구성품들을 검증하고 통합해 2024년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독자 기술 기반의 고체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우주발사체용 고체 추진 기관(엔진)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해당 엔진은 75톤급의 추력을 낸다. 정부는 해당 엔진 등을 활용해 효율 좋은 2단 우주로켓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우리나라의 우주로켓은 액체연료 기반이었다. 로켓 등의 기술 개발을 일부 제한해온 한미 미사일 지침 때문이었는데 단계적으로 해당 지침이 완화되다가 결국 폐지돼 우리나라도 이제는 고체연료 로켓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액체연료는 추력이 높아 고중량 탑재물을 싣는 대형 로켓도 실을 수 있지만 그만큼 비용과 관리가 어렵고 사고 및 유독 화학물질에 노출될 우려도 있었다. 반면 고체연료는 관리가 쉽고 연료 주입 등의 절차가 별도로 필요 없이 비상시 빠른 시간 내 발사할 수 있다. 군은 앞으로 500㎏급의 소형 위성을 여러 대 쏘아 올려 한반도 주변에 대해 실시간에 근접한 수준으로 우주 기반 감시 능력을 확보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서는 가성비 좋은 고체연료 로켓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정부는 이번 로켓 발사 기술을 민간 분야로 이전해 우주 관련 민간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향후 나로우주센터 내 신규 발사장 및 발사대, 발사 추적 시스템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주 관련 분야 제작 및 서비스 비즈니스를 하려는 민간 기업들이 보다 적기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1단계는 고체연료 로켓 중심으로 민간 지원 사업을 펴고 2단계로는 액체연료 로켓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한편 올해 10월 예정된 국산 우주로켓 ‘누리호’ 발사 프로젝트와 이번 고체 추진 기관 연소 시험 성공을 기점으로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환경 정비를 추진한다. 이에 맞춰 우주개발진흥법의 개정도 추진된다. 우주산업 관련 산학연이 상호 연계 발전할 수 있도록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등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뉴 스페이스 시대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을 견인하고 우주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 경제 및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