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의 '국회의원 200명으로 줄이기' 공약은 적절한가?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 입력 2021. 9. 16. 15:15 수정 2021. 9. 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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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인사이트]

[미디어오늘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

'스피치 인사이트'는 국내 언론이 인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발언과 국내 대중 여론의 SNS를 분석하여 그들의 발언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영향을 미치는지 데이터로 분석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통해 현재 사회의 이슈가 왜 화제가 되었는지를 분석하며 대중 여론이 해당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해당 이슈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한국정치는 한 달 후를 예측하기 힘들다더니, 얼마 전까지 변방의 무소속 의원이었던 홍준표 후보가 야당 대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 분석 관점으로 보기 위해 뉴스와 여론 빅데이터 전문조사기관 스피치로그를 통해 보았을 때, #홍준표 키워드의 추세 또한 8월 4주 이후부터 급상승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오랜 정치 경험과 노련한 처세, 상대후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시원한 말솜씨와 특유의 유머감각 등이 지금의 홍준표 바람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 청년 지지가 높다는 면에서 지지세가 심상치 않다. 줄곧 1위를 달리던 윤석열 후보는 홍준표라는 거대한 바람에 맞서서 경선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7월1일부터 9월13일까지 스피치로그 '홍준표' 키워드 추이 그래프 (뉴스, SNS, 커뮤니티)

하지만 과거 경험을 볼 때 홍준표 후보는 여전히 본선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있고, 출마선언을 하면서 발표한 공약에 대해서도 여러 이견이 있다. 홍준표 후보는 정치 분야에 대해서 국회의원 감축('상원 50명, 하원 150명)과 비례대표 폐지, 양원제 도입, 대통령 중임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스피치로그에 의하면 9월 7~8일 양일간 '개헌'과 '비례대표'로 검색되는 뉴스인용수가 각각 63건, 45건으로 많은 언론사에서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개헌과 비례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는 관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공약들이 실행가능한지, 그리고 실제 개혁적인 공약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정족수는 우리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헌법 41조 2항에는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공약이 위헌적 주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구체적인 법률규정은 공직선거법 21조 '국회의 의원정수는 지역구국회의원 253명과 비례대표국회의원 47명을 합하여 300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의 국회의원 200명으로 줄이기 공약은 '공직선거법'을 개정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원제 도입은 조금 더 복잡한 법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9월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 홍준표 의원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공직선거법은 전통적으로 여야 합의로 개정해 왔고,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안이라 개정자체가 쉽지 않다. 특히 국회의원 100명을 줄인다는 안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결정으로 자리를 없애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 즉 국회의원의 정치적 결단으로 나와 동료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실제 매우 어렵다는 얘기이다.

국회의원 의원정수를 줄이는 것은 정치개혁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분석해야 한다. 만약 이 공약이 개혁적이라면 차기 대통령의 인기와 여론을 힘입어 헌법을 개정하거나 법률안을 기적적으로 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에는 국회운영위 등 17개의 상임위가 있다. 이 상임위에서 18개 부처, 9개 장관급 처 및 위원회, 19개 차관급 기관 등을 상대로 법률을 제정 및 개정하고, 또한 예산을 심의하고 각종 예산낭비에 대해서 상시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이들 기관 등이 쓰는 예산이 2022년을 기준으로 600조에 육박할 것이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국회의원 200명이 정부예산을 감시하려면 1인당 3조씩 감시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이 정부 예산안에는 수백 곳의 공사 등 공공기관 등은 빠져 있는데, 이들의 규모는 부처를 넘어서고 있다. 즉 국회의원을 줄이는 것 자체가 국회의 감시기능을 약화시켜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예산의 방만한 운영 및 부패 비리 등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한 명당 인구수는 17만 3000명인데 OECD 37개국의 국회의원 한 명당 평균 인구수는 10만4000여명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국회의원 정족수를 늘이고 각종 국회의원에 대한 혜택을 줄여야 국회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례대표 폐지에 대해서도 적절성 여부를 분석 할 필요가 있다. 비례대표는 위성정당 논란 등으로 여러 면에서 그간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정당투표 결과로 비례대표로 구성되다 보니, 정당에 대한 신뢰성 부족으로 인해 선출과정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비례대표는 전통적으로 국회 구성의 다양성(성별, 나이, 직업, 사회적 약자)을 이룰 수 있고, 그 결과 사회적 소수자들의 배려하는 입법 행위를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만약 비례대표를 폐지한다면 국회에서는 사회적 주류 계층을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고 이들은 자신을 밀어준 계층을 위해 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이다.

이런 문제로 인해 2018년 10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원 300명을 지역구 의원 200명, 비례대표 100명으로 각각 나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전체회의에 보고 한 적이 있다.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 표심이 더욱 잘 반영될 수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과 국회 구성의 다양성을 위해 이런 안을 제출했다. 물론 이 안도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실현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홍준표 후보의 공약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공약도 개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런 공약은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적 시각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높아 정치혐오를 키울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선 주자들은 국회를 공격하면서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선부터라도 국회를 존중하고, 국회의 기능을 어떻게 변화 및 확대시키는 것이 정치개혁인지 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귀에 쏙 들어오는 공약이 가끔은 독약으로 변한다. 자극적인 공약이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는 좋지만, 집권 이후 개혁을 방해하는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개요]
뉴스를 통한 발언 분석 및 SNS 동향을 바탕으로 주간 주요 이슈를 분석
[분석기간]
2021년 7월1일 ~ 9월13일
[용어 설명]
01. 뉴스기사량 : 주요 국내언론에서 해당 후보자의 발언이 언급된 기사량
02. 발언건수 : 동일한 발언을 보도한 기사묶음의 수
[스피치로그 데이터 및 서비스 개요]
01. 분석 매체 : 트위터, 유튜브, 커뮤니티, 블로그, 종합일간지, 방송사, 통신사, 전문지, 온라인매체, 보도자료
02. 수집 매체 (주간조회수) : 뉴스(10억), 트위터(4.5억), 유튜브(1억), 커뮤니티(1억) + 지역 특화 관심매체
[스피치로그 데이터 수집 현황]
01. 뉴스 : 현재 94개 언론사의 5개 섹션(정치·경제·사회·국제·문화) 수집중
① 중앙일간지 및 지상파, 종편 ② 포털 제휴 언론사 ③ 지역지

※ 현재는 지역지 중심으로 수집 확대중
02. SNS : 현재 트위터 6377개 계정 수집중
① 시사 분야에 대한 표본 수집으로서, 뉴스에 1회 이상 보도된 인물 중 1천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계정(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수집
② 키워드에 대한 트위터 전체 검색과 병행
03. 유튜브 : 현재 1261개 채널 수집중
① 유튜브 랭킹 서비스 제공 사이트에서 정치·시사 분야로 구분한 채널 중, 1천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수집
04. 커뮤니티 : 11개 커뮤니티 수집 중
① 시사·이슈·자유·전체글게시판을 보유한 커뮤니티 위주로 수집
② 82쿡, 딴지일보, 뽐뿌, 루리웹, 이토랜드, 인스티즈, 보배드림, 인벤, SLR클럽, 오늘의유머, ML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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