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신동근·김종민, 이낙연 지지선언..이재명 '반문' 부각해 경선판 흔들기
[경향신문]
친문(재인)계 홍영표·신동근·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다 줄 본선 필승 후보”라며 이낙연 전 대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의 반문 이미지를 부각해 이 전 대표에게 친문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홍영표·신동근·김종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최초로 결선 투표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이낙연 후보에게 조금만 더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세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와 최장수 총리를 지낸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가장 잘 알고 성과를 가장 잘 이어갈 사람”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가장 잘 혁신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을 복지 국가로 이끌 가장 적임자”라며 “이 후보는 국회의원과 전남지사, 국무총리 경험을 통해 민생과 복지의 숙제에 가장 잘 준비한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민 기본소득에 투입되는 60조원 예산이면 복지국가로의 대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며 기본소득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이 지사에 각을 세웠다.
세 의원은 “국난극복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민주적, 신뢰의 리더십”이라며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적 리더십으로 적대정치를 청산하고 갈등과 이해충돌을 극복하는 용광로 정부를 만들어 낼 적임자”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도 강조했다. 세 의원은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도 야당 후보와 일대일 대결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줄 본선 필승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를 물밑 지원해온 세 의원은 이날 공개적 지지선언을 통해 당 지지층의 친문 정서에 호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치열하게 맞붙은 이재명 지사의 반문 이미지를 활용해 경선판을 ‘친문 대 비문’ 구도로 재편하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특히 현 시점에서 공개 지지선언은 이 전 대표의 반등세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 전 대표의 당내 존재감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오는 26~27일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권 경선에서 확실한 지지세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주말 ‘1차 슈퍼위크’ 결과 누적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올라서며 앞선 충청권 경선의 부진을 일부 만회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원님들의 힘과 지혜를 빌려 정치개혁과 검찰개혁,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정권 재창출과 양극화 해소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세 의원 합류를 환영했다.
세 의원은 지난달 각 후보에 “정치개혁과 기본소득에 대한 본격 논쟁을 제안한다”며 반이재명 전선 구축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후 재선의 신동근 의원과 김종민 의원은 복지정책·검찰개혁을 주제로 이 전 대표와 토론하며 거리를 좁혀왔다.
4선 홍영표 의원의 이 전 대표 측 합류는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에게 친문 세력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며 내년 당대표 선거에서 당권 장악 기반을 다져두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홍 의원은 지난 5월 당대표 선거에서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았지만 2위(35.01%)에 머물렀다. 당시 당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현 대표와 득표율 격차는 0.59%포인트였다. 차기 당대표 선거 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4선 우원식 의원이 이 지사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상황에서 홍 의원이 구도상 이 전 대표를 지지하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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