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 위한 美의 결의..63년만에 핵잠 기술까지 호주에 전수
중국 '앙숙' 호주에 대한 군사 지원으로 中태평양 진출 막으려는 듯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호주와 손을 잡았다. 미국이 수십 년간 다른 나라에 제공하지 않았던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제공하기로 하는 등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막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5일(현지시간) 공동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오커스(AUKUS)'라고 명명된 3국 안보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3국은 오커스의 첫 구상으로 미국과 영국은 호주 해군에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과 무역 분쟁 중인 호주는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가장 먼저 가세했고,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을 조사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등 쿼드(Quad)국으로 면모를 보여왔다.
하지만 호주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행보와 확실히 발을 맞추지는 못했다. 이에 미국이 호주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해 이 지역에서 중국 견제의 일원으로 확실히 끌어들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핵심 동맹국인 일본에 호주까지 동원해 남중국해에서 중국 압박 전략을 강화, 중국의 팽창주의를 막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오커스 계획이 실현되면 호주는 중국이 대부분의 수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일상적인 순찰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무한한 항속 거리를 가지고,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운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이 중국의 앞바다를 누빈다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NYT는 호주가 보유하게 될 핵 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를 보유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재래식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 등이 탑재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잠수함으로 인해 태평양 해군의 힘의 균형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비핀 나랭 MIT 교수는 "공격용 잠수함은 큰 거래이자 큰 메시지를 준다"며 "이것은 5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고, 10년 전에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휴 화이트 호주 국립대 교수는 "호주의 이번 결정은 단지 핵 추진 잠수함을 선택하려는 결정이 아니다"며 "중국에 대항해 미국과 전략적 제휴를 심화하고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화이트 교수는 "이는 우리가 아시아에서 새로운 냉전을 불러오고 있으며 새로운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느낌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덧붙였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90분간의 통화에서 호주에 대한 지원 여부 등을 밝혔는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NYT는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우방국에 공유하기로 한 결정은 바이든 행정부에 있서도 중대한 결정이었다며 미국 동맹과 핵무기 확산 방지 전문가들의 질문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와 핵추진 기술을 공유한 건 1958년 영국이 마지막이다.
이와 관련 보니 글레이저 미국 민간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는 "억지력을 강화하고 갈등이 발생하며 실제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중국 군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했다.
NYT는 미국과 영국 잠수함에 동력을 공급하는 원자로는 냉전시대 잔재물인 핵폭탄 제조에 쓰일 수 있을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한다며 지난 20년 동안 미국은 이런 원자로를 제거하지 운동을 벌였고, 확산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 다른 연료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이 같은 행동은 9·11 테러 이후 탄력을 받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세계 각국 정상과 '핵 정상회담'을 운영했는데 이것은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오래된 원자로를 제거해 이런 연료가 테러리스트들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하지만 호주와의 협정은 미국의 이런 행보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호주에 고농축 우라늄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이런 자가당착을 의식한 듯 핵추진 잠수함 기술 지원은 매우 "예외적"인 일로 앞으로 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앞서 수십 년 전 한국도 자체 핵무기 건설을 추진하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NYT는 이번 협상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핵 기술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포함해 세부 합의 사항들이 향후 18개월에 걸쳐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또 호주는 이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는 호주가 미국의 비축물을 구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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