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4000억원 과천 5단지를 잡아라".. GS·대우의 자존심 건 2파전

연지연 기자 2021. 9.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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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 주공 5단지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공사비만 4300억원에 달하는 알짜 단지기 때문이다. 현장 설명회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이 참여했지만 사실상 GS건설과 대우건설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1983년 10월 준공된 과천주공 5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공동주택 1351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갖춘 단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재건축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과천의 옛 모습/조선DB

◇ “과천 5단지를 잡아라”… 건설사간 수주 경쟁 격화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대우건설 모두 과천 주공 5단지 시공사 선정을 위해 영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조합원을 설득하기 위해 GS건설은 지난 6월 준공된 서울 서초구의 ‘서초그랑자이’로, 대우건설은 지난해 4월 준공된 ‘과천푸르지오써밋’으로 과천 5단지 조합원을 초대하고 있다.

만약 GS건설이 과천 주공 5단지의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면 GS건설은 과천 본도심에 4887가구에 이르는 신축 아파트를 건축하는 셈이다. GS건설은 과천자이(옛 과천 주공 6단지·2099가구) 준공을 앞두고 있고, 과천 주공 4단지(1437가구)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이 과천 주공 5단지를 수주하게 되면 과천 본도심에 4200가구가 대우건설의 작품이 된다. 대우건설은 과천푸르지오써밋(옛 과천 주공 1단지)과 과천센트럴푸르지오써밋(옛 과천 주공 7-1단지)의 재건축을 맡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과천 주공 5단지의 시공사가 어느 쪽으로 선정되는 지가 남은 재건축 단지들의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양쪽 모두 전의를 다질 수 밖에 없다”면서 “과천은 ‘준강남’으로 꼽히는 곳이라 고급화가 가능해 건설사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현재 과천에서는 과천 주공 10단지와 과천 주공 8·9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모두 올해 조합을 설립했다.

서초그랑자이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CGV골드클래스, 3레인 수영장, 골프장, 연회장

◇ 브랜드 ‘자이’의 힘 vs 후분양·고급화 성공 사례

GS건설의 홍보 포인트는 ‘서초그랑자이’나 ‘방배그랑자이’와 같은 강남권 고급단지를 과천에서도 재연하겠다는 것이다. 또 건설사 주택 브랜드가 집값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자이’라는 브랜드의 선호도는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커뮤니티 서비스에도 특장점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최초 아파트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 브랜드 ‘자이안비’를 통해 단지 고급화에 앞장서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초그랑자이 커뮤니티 시설은 수영장, 영화관, 도서관, 키즈카페 등 여러 입주자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프로그램을 모두 기획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서 “최근 아파트 고급화의 핵심은 커뮤니티인데 이걸 가장 잘하는 건설사가 GS건설”이라고 했다.

대우건설은 홍보 포인트는 과천 5단지 길 건너에 준공한 과천푸르지오써밋과 같은 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집중되고 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은 최초의 후분양 아파트다.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조합원들에겐 큰 이익을 안겨준 데다 아파트 고급화에도 성공했다.

3레인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이탈리아 테크노짐을 갖춘 피트니스센터, 냉온탕과 건식·습식을 동시에 갖춘 사우나 시설이 대표적이다. 실내 암벽등반 시설 등 날씨에 관계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체육관도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커뮤니티 연면적이 1만㎡에 달하고 가구 당 커뮤니티 시설 면적으로 따지면 2.7평(약 8.9㎡)으로 일반 신축 아파트 두 배 이상”이라면서 “과천에 이런 아파트를 지은 곳은 대우건설 뿐”이라고 했다.

사진: 과천 중앙대로에서 바라본 과천푸르지오써밋 야경

◇ GS건설은 과천자이가, 대우건설은 중흥 인수가 약점

물론 양측 모두 신경쓰이는 부분은 있다. GS건설은 준공을 앞둔 ‘과천자이’에서 흘러나오는 잡음이 문제다. 과천자이는 준공을 두 달 앞두고 외벽 마감재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간거리 4m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과천시의 건축법 위반계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설계 변경을 통해 3베이(전면 발코니를 기준으로 건물의 기둥과 기둥 사이 공간 중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를 4베이로 바꾸면서 건물 외벽간 거리만 4m를 겨우 맞추게된 것”이라면서 “여기에 외벽 마감재를 달다보니 약간 거리가 모자라게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동간거리가 모자란 동은 10개 동이다. GS건설은 외벽 마감재를 얇은 것으로 바꿔서 동간 거리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과천자이 일반분양자는 “마감재를 다 바꾸지 못하면 준공을 받을 수 없다고 들었는데, 이사 날짜에 차질이 있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대우건설은 중흥건설로 매각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 불편한 대목이다. 대우건설과 중흥건설의 브랜드 파워가 다른데 일부 조합원은 대우푸르지오써밋이 중흥써밋으로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실제로 대우건설 영업 담당 직원들은 조합원들에게 이 문제를 설명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과천푸르지오써밋의 하자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과천푸르지오써밋 공사기간 중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공사일정이 지연되자, 대우건설은 준공날짜를 맞추기 위해 공사를 다소 서둘렀다. 이후 입주자들 사이에서 하자보수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옆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조합원들이 신경을 쓰는 대목이다.

한편 과천 5단지 조합 임원들은 조합원의 이익 향상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공정하게 시공사 선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과천 5단지 조합 관계자는 “입찰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조합원의 이익에 보탬이 되는 방향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했다.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은 9월 28일 입찰이 마감된다. 시공사 선정총회는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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