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먹여살린 것은 섬유".. 대구섬유박물관서 기획전

박원수 기자 2021. 9. 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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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섬유박물관 전경/ 대구섬유박물관

섬유도시 대구에서 대구섬유와 그에 얽힌 삶의 흔적들을 돌아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섬유박물관은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으로 16일부터 11월21일까지 ‘대구섬유, 우리 삶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공동기획전을 열고 있다.

섬유도시 대구와 대표적인 제품을 통해 변화된 우리네 삶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1부 ‘대구, 섬유를 꽃피우다’, 2부 ‘대구섬유, 생활을 바꾸다’로 각각 진행되고 있다.

1부에서는 대구의 섬유산업과 공장노동자, 섬유를 사고파는 시장 상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부에서는 주요 섬유 생산품 가운데 전국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옥양목, 양복지, 나일론을 소개하고 그로 인해 달라진 우리의 일상을 소개하고 있다.

나일론 한복. /대구섬유박물관

전시에서는 300여 점의 근현대 자료와 사진, 영상이 선보인다.

대구는 한국 섬유산업의 거점이자 요람이었다. 6·25전쟁이 끝나고 섬유 소비가 늘어나면서 대구는 섬유공장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950년대 대구 비산동에서 부친이 섬유공장을 운영했던 이장백씨는 “대구시민을 먹여 살린 것은 섬유다. 넓게는 경북까지 먹여 살렸다. 당시에는 비산동에만 50개가 넘는 공장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대구는 이처럼 광복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화·도시화를 이끈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자타가 공인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부터 실을 생산하는 제사(製絲)공장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6·25전쟁의 피해가 적어 국내 최대 직물 산지로 성장했다.

전시에서는 특히 귀한 면직물로 여겨져 혼수감으로 많이 이용된 면직물 옥양목(玉洋木), 서구식 복장이 유행하면서 1954년 대구에 제일모직이 설립되고 1956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된 골덴텍스 양복지와 이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또 1950년대 처음 소개돼 멋쟁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나일론 제품들도 선보인다. 당시 나일론 적삼 하나 없다고 부부싸움 끝에 비관자살한 여인이나 나일론 치마를 안 사준다고 부모를 비난하던 딸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신문기사에서 나일론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추석연휴 기간 중에는 추석 당일인 21일을 제외하고 전시가 계속된다. 23일도 휴관하며 나머지 기간에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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