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강남 아파트보다 비싸네

정순우 기자 2021. 9. 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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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세운지구에 들어서는 도시형생활주택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의 완공 후 예상 모습./조선DB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분양가가 가장 비쌌던 주택 10곳 중 8곳이 도시형생활주택이라는 집계가 나왔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아파트가 섞여있는 단지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이 같은 면적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50% 가까이 비싼 곳도 있었다. 아파트와 달리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기현상이다. 앞서 정부는 도심 내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형생활주택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주택을 양산하고 건설업계 배만 불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2016년 이후 분양된 1809개 주택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 상위 10곳 중 8곳이 도시형생활주택이었다.

평(3.3㎡)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주택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의 도시형생활주택 ‘더샵 반포 리버파크’로 평당 분양가가 7990만원에 달했다. 올해 분양된 인근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의 평당 분양가(5280만원)보다 2500만원 이상 비싸다.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 도산 208’(7900만원), 강남구 도곡동 ‘오데뜨오드 도곡’(7299만원) 등도 래미안 원베일리보다 분양가가 2000만원 이상 비쌌다.

지난해 분양된 서울 종로구 ‘세운푸르지오 헤리시티’는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이 섞여있는데, 도시형생활주택 전용면적 24㎡의 최저 분양가가 4억1770만원으로 같은 면적 아파트(2억7560만원)보다 50% 가까이 더 비쌌다.

2009년 처음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은 놀이터, 관리사무소 등 부대시설 설치 의무가 없고 단지 규모도 300가구 이하로 제한된다. 무엇보다 주차장 의무 할당 면적이 가구당 1대도 되지 않아 시장에서 별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고 집값이 급등하면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고, 일부 주택 사업자들은 ‘고급 주거상품’이라는 명분으로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형생활주택이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는 떨어지고 가격은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16일 도시형생활주택의 면적 기준을 완화해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소병훈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집은 양질의 아파트인데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아파트 수요가 줄어들지 의문”이라며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는 도심 내 난개발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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