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더블 헤더도 안 쓸거면 '포수 유망주' 왜 콜업 했을까

정철우 2021. 9. 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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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헤더에서도 쓰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1군에 올릴 필요가 있었을까?

윌리엄스 KIA 감독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 엔트리 운영을 했다. 기회를 꾸준히 줘야 할 유망주를 벤치에 앉혀만 두고 있었다.

KIA 유망주 포수 권혁경(19) 이야기다.

권혁경이 1군 콜업이 됐지만 더블 헤더 조차 기회를 얻지 못했다. 2군에서 꾸준히 출장하는 것 만 못한 결정이었다. 사진=KIA 홈페이지 캡쳐
권혁경은 14일 1군의 부름을 받고 올라왔다. 잦은 KIA의 더블 헤더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15일 현재 103경기로 소화 경기 수가 가장 적은 KIA는 그만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5일 롯데와 더블 헤더도 그 중 하나였다.

포수 자원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권혁경을 1군에 올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권혁경은 15일 두 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백업 포수로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아까운 시간만 흘러간 셈이 됐다.

권혁경은 경험이 필요한 선수다.

타격 재능을 인정 받고 있는 유망주다. 포수로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활용하며 체크할 필요가 있는 선수다. 굳이 1군에서만 쓸 필요는 없다. 2군에서도 충분히 포수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런 선수를 1군으로 불러 올렸다면 어떻게든 기회를 주고 써 봐야 한다. 벤치에만 앉혀 둘 것이라면 1군에 올릴 이유가 없다.

그러나 권혁경은 더블 헤더 내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점수차가 타이트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 KIA에 필요한 것은 당장의 1승 보다 내일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5강 경쟁을 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팬들을 위해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도 맞다.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그 의무는 꼭 승리만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권혁경 처럼 팀의 미래를 책임 질 선수에게 기회를 주며 팬들에게 선보이는 것 또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

2군에는 신범수나 김선우 등 포수 자원들이 더 있다. 더블 헤더 대비 예비 포수가 필요했다면 이들 중 한 명을 올려서 쓸 수도 있었다.

신인인 권혁경은 한 경기라도 더 프로 레벨의 경기에서 포수로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는 선수다. 포수로서 경험이 쌓이고 수비 능력이 향상 된다면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타격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혁경이 재능이 있는 선수라는 것은 윌리엄스 감독도 인정한 바 있다.

권혁경에 대해 "툴 박스(재능)가 가득 찬 선수"라며 칭찬을 했었다.

그 재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에 투입해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다.

더블 헤더는 좋은 찬스가 될 수 있다. 포수들의 체력 소모가 많은 날이기 때문이다. 포수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도록 여려 카드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끝까지 권혁경을 활용하지 않았다.

물론 1군 벤치에 앉아 있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해결해 보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KIA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 된 팀이다. 팬들에게 새로운 얼굴들을 소개하며 팀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은 언제나 큰 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더블 헤더에서도 권혁경에게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다시 말하지만 권혁경은 프로 레벨 경기의 경험이 필요한 포수다. 쓰지 않을 것이라면 2군에서라도 꾸준하게 경기를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KIA가 공격력이 탑재된 포수를 가져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까지 가물가물하다. 해태 시절까지 내려가야 할지 모른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권혁경은 그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공격력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포수다.

편견의 틀에 가둬 둘 것이 아니라 틀을 깨는 과감한 기용으로 가능성을 타진해 볼 만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쓰지 않고 묵혀 둘 것이라면 2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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