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꿈꾸는 시진핑, 주변국에 조공 외교 강요할 수도"

배성규 논설위원 2021. 9.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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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신(新) 문화대혁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1960년대 중국을 공포와 퇴행으로 몰아넣었던 마오쩌뚱의 문화대혁명이 50여년 만에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중국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폐쇄주의로 갈 경우 주변국에 대해서도 똑 같은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내부 위기가 커지고 통제를 강화할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조공 외교 이상의 통제와 압박을 가해왔다는 것이다. 향후 시진핑 3연임이 가속화할 경우 한국에 ‘사드 경제 보복’ 이상의 예속 외교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최근 21개 연예인 팬클럽에 대해 30일간 활동 정지 조치를 내렸다.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파했다”는 이유였다. 연예인들에 대한 탈세 조사와 외모·복장 규제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 영어 교육과 시험을 잇따라 금지하고 게임에 대한 규제도 본격 예고했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신흥 IT기업에 대한 제재도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함께 잘 산다는 ‘공동부유’를 구호로 내세워 성장주의에서 분배주의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를 공산주의 사상과 사회 정의를 지키는 정풍운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지나친 폐쇄주의, 교조주의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60년대 마오쩌뚱의 문화대혁명과 닮은 꼴이라는 평가다. 시진핑 주석의 어록과 지침을 학교에서 교육시키고 학계마저 시진핑 정신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학자들이 논문을 쓸 때 주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시진핑 정신과 어록을 언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시진핑의 권력 강화와 3연임에 맞춰져 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조선일보 데일리 팟캐스트 모닝라이브에 출연,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불안을 느껴서 경직된 중앙집권제가 되면 역사적으로 주변 국가에 대한 압박과 예속을 강화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공 외교 체제의 역사를 보면 중국이 복속주의를 강조하면서 일방적이고 위압적인 행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주변국 외교는 조공외교와 책봉외교로 대표된다. 조공 외교는 상하관계를 기본적으로 하지만 억압적이지는 않았고, 조공을 명복으로 수평적 무역 거래도 이뤄졌다. 하지만 책봉 외교에선 주변국의 주권과 권력관계까지 모두 통제하면서 사전 허가를 맡도록 하는 강압적 태도를 보여왔다. 시진핑의 문화대혁명이 시작될 경우 중국이 한국과 대만, 베트남,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이러한 강압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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