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목욕하는 반달곰, 털 손질하는 수달.. 지리산 멸종위기종의 하루

김은경 기자 2021. 9.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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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진흙 목욕을 즐기는 반달가슴곰의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지리산국립공원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모니터링 과정에서 반달가슴곰과 수달, 담비 등의 서식 장면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털을 손질하는 수달, 어미와 새끼가 함께 이동하는 삵, 나무 구멍에 튼 하늘다람쥐의 둥지를 들여다보는 담비의 모습 등 보기 드문 장면들도 담겼다.

지난 6월 지리산 하동군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에 반달가슴곰이 진흙으로 목욕하는 모습이 찍혔다. 국립공원연구원 연구진은 “무더운 날씨에 체온을 조절하고 진드기를 제거하려고 진흙 수렁에서 목욕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국립공원공단

앞서 4월에는 반달가슴곰 어미와 새끼와 장난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마치 입맞춤을 하듯 얼굴을 맞대고 있다. 사진 속 어미는 지난 2017년 밀렵꾼이 놓은 덫에 걸려 앞발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었던 곰이다. 국립공원공단 측은 “사고 이후에도 연이어 새끼를 출산하는 등 야생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29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어미 반달가슴곰(KF-52)과 새끼가 장난치는 모습. 엄마곰은 2012년 야생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총 7마리의 새끼를 출산했다. 지난 2017년 올무 피해로 인해 앞발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었는데도 계속 출산하는 등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같은 달 지리산 수도암 근처에서 삵 어미와 새끼가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찍혔다. 연구진은 “삵은 보통 4~5월에 새끼를 낳고 일정 기간 키우다가 독립 생활을 한다”며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고 했다.

지난 4월 지리산 수도암 일대에서 삵 어미와 새끼가 함께 이동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또 지난달 지리산 종석대 일대에서는 담비 한 마리가 나무 기둥에 튼 하늘다람쥐 둥지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담비는 두세 마리 정도 짝을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고, 나무를 잘 탄다. 이 밖에도 하늘다람쥐가 둥지로 접근하는 장면, 수달이 물 밖으로 나와 털을 손질하는 장면 등도 카메라에 잡혔다.

지난 8월 지리산국립공원에서 하늘다람쥐 둥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담비. 담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다. /국립공원공단
지난 7월 28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하늘다람쥐가 나무에 튼 둥지로 접근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난 3월 24일 지리산국립공원 무인관찰카메라에 찍힌 수달의 모습. 털을 손질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에는 반달가슴곰과 수달, 매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8종과 담비, 삵, 남생이 등 II급 41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다. 김임규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장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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