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어긋났던 가솔과 레이커스의 동행과 멤피스의 예우

이재승 2021. 9. 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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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pain’ 마크 가솔(센터, 211cm, 115.7kg)이 NBA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가솔을 방출한다고 공식적으로 알렸다. 

 

가솔은 최근 LA 레이커스에서 멤피스로 트레이드가 됐다. 그는 스페인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 거취 결정에 나서지 않았다는 소식도 있으나 길었던 NBA 생활을 뒤로 하고 고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는 지난 2020 올림픽에서 대표팀에서 은퇴를 알렸다. 올림픽에서 어김없이 스페인의 주전 센터로 나서면서 스페인을 준준결승까지 이끌었다. 결선 첫 관문에서 미국을 만나 아쉽게 4회 연속 메달 도전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2019 농구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2006년에 이어 정상으로 견인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NBA에서 뛰면서도 국제 무대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낸 그였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 들었기에 그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 지난 2019-2020 시즌부터 노쇠화가 도드라졌던 만큼, 대표팀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그간 올림픽과 월드컵은 물론이고 유로바스켓까지 꾸준히 대표팀의 부름에 응했던 그였지만, 어느 덧 작별의 시간과 마주하게 됐다.
 

그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가운데 NBA 생활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는 레이커스에서 뛰길 원치 않았고, 모국에서 선수로서 황혼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월드컵과 올림픽을 통해 자국 선수와 호흡을 맞추면서 고국에 대한 향수도 어느 때보다 진했던 것으로 짐작이 되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제약으로 가족과 함께 하길 누구보다 바랐기 때문이다.
 

이제 현실적으로 가솔이 NBA에서 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자국으로 돌아갈 경우 여전히 주요 전력으로 뛸 것으로 기대된다. ACB리그도 만만치 않은 무대이자 또 다른 빅리그라 할 수 있으나 NBA와의 격차가 존재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솔이 스페인 무대에서 충분히 마지막 활약을 하긴 충분하다.
 

NBA 드래프트에서 시작된 레이커스와 첫 인연
그는 지난 2007 드래프트에서 레이커스와 인연을 맺었다. 레이커스는 2라운드 18순위로 가솔을 호명했다. 그 때 당시 가솔은 이미 스페인에서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형인 파우 가솔이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몸 담았을 당시 형과 지냈던 그는 멤피스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고교 졸업 후 그는 스페인으로 향했으며, 리그 최고 명문인 FC 바르셀로나와 계약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기에 고향 팀에서 뛰게 됐다. 바르셀로나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입단한 그 해 우승을 차지한 것. 이후 바르셀로나와 세 시즌을 함께 한 그는 이후 CB 지로나와 계약했으며, 지난 2007-2008 시즌에 리그 MVP에 선정이 됐다. 당연히 올-ACB팀에도 선정이 되면서 주가를 높였다.
 

그 사이 NBA에서는 엄청난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당시 멤피스에서 뛰고 있던 주요 전력인 파우 가솔이 트레이드된 것이다. 멤피스는 파우 가솔을 레이커스에 보내기로 전격 합의했다. 대신 레이커스는 콰미 브라운, 자바리스 크리텐튼, 애런 맥키, 2008 1라운드 티켓(단테 그린 지명), 2010 1라운드 티켓(그레비스 바스케스 지명)을 넘겼다.
 

멤피스는 파우 가솔과 2010 2라운드 티켓(데빈 이뱅크스 지명)을 넘겼다. 해당 트레이드는 당시 레이커스의 미치 컵첵 단장(샬럿 사장)이 진행한 가장 대표적인 트레이드였다. 해당 트레이드로 레이커스는 일약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해당 거래를 두고 그렉 포포비치 감독(샌안토니오)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레이커스는 파우 가솔을 품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코비 브라이언트, 라마 오덤과 함께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레이커스는 농구에 대한 이해도와 실력을 두루 갖춘 파우 가솔을 품으면서 지난 2008년부터 3년 연속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했으며, 2009년과 2010년에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또 한 번의 트레이드와 생애 첫 우승
멤피스에서 가솔은 누구보다 꾸준했다. 그러나 우승 도전에 나서기에 모자랐다. 결국 그는 멤피스에서 11시즌을 뛰었으나 끝내 트레이드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18-2019 시즌에 카와이 레너드(클리퍼스)가 이끄는 토론토 랩터스가 관심을 보였고, 그는 선수로 뛰면서 처음으로 트레이드가 됐다.
 

토론토는 멤피스로부터 가솔을 받는 대신 요나스 발런슈너스(뉴올리언스), C.J. 마일스, 딜런 라이트를 넘겼다. 멤피스는 어린 선수 중심으로 재건을 위해 그는 물론 컨리와 결별하길 바랐다. 대신 가솔은 토론토에서 우승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고, 주요 전력으로 활약하며 토론토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우승 직후 계약 기간이 남았던 그는 토론토에 잔류했다. 선수옵션을 사용해 이적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측이 됐으나 토론토 생활에 만족했다. 그러나 한계도 역력했다.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이후 출장시간이 줄었고, 처음으로 평균 득점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수비에서 생산성과 특유의 센스는 여전했으나 30대 중반이 된 만큼, 가솔도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2019-2020 시즌은 가솔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잔류하고 토론토에서 계약을 채웠으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NBA 진출 이후 처음으로 50경기 이상을 뛰지 못했다. 44경기 출장에 그쳤으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리그 중단과 이후 캠퍼스 개최로 인해 녹록치 않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레이커스로 향한 마크 가솔
자유계약선수가 된 가솔은 할리우드로 향했다. 자신을 처음 지명했던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기로 한 것. 레이커스는 직전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비이스가 포진하고 있어 가솔의 합류로 우승 때 부럽지 않은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랐다. 가솔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고, NBA 진출 이후 가장 적은 평균 5점에 그쳤다.
 

코트 위에서의 역할은 여전했다. 그러나 느릴 데로 느려진 기동력을 극복하긴 쉽지 않았다. 공격에서 확실한 스크린과 유려한 패싱센스를 뽐냈고, 수비에서 느리지만 경험과 높이를 통해 자기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평균 출전시간이 20분 미만으로 크게 줄었고, 시즌 막판에 안드레 드러먼드(필라델피아)의 가세로 주전 자리에서도 밀리고 말았다.
 

당시 가솔은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던 시기에 드러먼드가 가세하면서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으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간 꾸준히 주전으로 뛰었고, 그러기 위해 레이커스에 합류했으나 자신의 바람과 코치진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결정적으로 레이커스는 우승 여파로 인해 핵심 전력의 부상으로 시즌 운영이 쉽지 않았다. 그 사이 가솔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곤 했다. 결정적으로, 레이커스 코치진은 시즌 막판에 그를 엔트리에서도 제외하기도 했다.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레이커스로 향한 그였으나 레이커스에서 더는 뛰길 원치 않았다.

끝내 가솔과 결별한 레이커스와 프랜차이즈스타를 예우한 그리즐리스
가솔은 시즌이 끝난 후, 올림픽 출전을 바랐다. 그 사이 레이커스는 드와이트 하워드와 계약했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는 디안드레 조던까지 불러들였다. 레이커스도 가솔과 함께 하길 원치 않았거나 그와 결별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것으로 유추가 된다. 그러나 다가오는 2021-2022 시즌까지 계약이 남아 있어 그의 처분이 쉽지 않았다.
 

하워드가 영입될 당시만 하더라도 레이커스가 가솔과 하워드를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농구를 펼칠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가솔의 마음은 레이커스로부터 떠나 있었으며, 레이커스도 그를 제대로 설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던을 붙잡으면서 가솔의 결별이 사실상 확정이 됐다고 봐야 한다.
 

이 때 멤피스가 나섰다. 멤피스는 지난 2019년 2월에 그와 결별해야 했으나 그의 마지막을 전격적으로 돕기로 했다. 레이커스와 다시금 가솔을 주고받는 트레이드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가솔은 진출 전에 레이커스에서 멤피스로 트레이드가 된 데 이어 NBA 생활을 정리하는 현 시점에 다시 레이커스에서 멤피스로 보내지게 됐다.
 

레이커스는 가솔을 보내면서 무려 1,000만 달러의 사치세를 줄였다. 멤피스는 필요가 없는 왕저린의 지명 권리를 레이커스에 넘겼다. 다른 선수가 포함되지 않았기에 레이커스는 가솔의 몸값과 같은 규모의 트레이드 예외조항을 확보했다. 멤피스는 가솔의 선수생활을 정리하기 괜찮은 곳이었다. 그러나 그는 멤피스도 좋았지만, 고국인 스페인에서 뛰길 바랐다.
 

최종적으로 멤피스가 가솔을 방출하면서 가솔의 NBA 생활이 마무리가 됐다. 아직 가솔의 공식 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지로나에서 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 『Eurohoops』에서 가솔의 지로나행을 알렸으나, 『HoopsHype』은 아직 그가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지로나나 바르셀로나에서 뛸 것이 아주 유력해 보인다.

가솔과 레이커스의 엇갈린 인연
레이커스는 파우 가솔과 마크 가솔 모두에게 다소 홀대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레이커스는 이후 2012-2013 시즌에 브라이언트, 가솔, 하워드를 중심으로 대권에 도전했으나 전술 문제와 브라이언트 부상으로 우승 근처에도 다가서지 못했다. 하워드는 이적했고, 레이커스는 파우 가솔을 트레이드하고자 동분서주했다. 그는 2014년 여름에 시카고 불스로 이적했다.
 

동생 가솔도 마찬가지. 지명 직후 트레이드야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그가 멤피스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생활 막바지에 레이커스로 향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의 노쇠화와 레이커스의 어수선했던 상황이 부딪쳤고, 그도 코로나19로 인해 올랜도 캠퍼스 생활과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힘겨워 했다. 결국, 레이커스와의 여정은 단 한 시즌 만에 막을 내렸다.
 

마크 가솔이 지난 2008년에 레이커스에서 멤피스로 트레이드가 될 때는 레이커스는 우승을 원했다. 그의 형이자 올스타 포워드였던 파우 가솔도 멤피스가 아닌 강한 팀에서 우승 도전에 나서고 싶은 열망을 보였다. 이에 레이커스와 멤피스는 가솔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것이다. 그러나 당시 멤피스가 받아낸 조건은 형편없다는 평가가 아주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마크 가솔은 트레이드 이후 자신의 가치를 명확하게 입증했다. 그는 멤피스의 간판으로 거듭났다. 학창 시절을 보낸 곳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갔으며, 멤피스를 서부의 강호로 견인했다. 비록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에 한 번 진출한 적은 지난 2013년이 유일했지만, 그는 멤피스의 등대로 누구보다 꾸준히 코트를 지켰다.
 

토론토 여행에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그는 레이커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길 바랐다. 선수 생활 막판에 자신을 지명한 팀이기도 하며 그의 형이 우승 반지를 안겼던 곳에서 우승 도전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레이커스는 어지러웠다. 무엇보다 우승 후유증이 결정적이었다. 우승 직후 곧바로 시즌에 돌입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드러먼드의 합류로 좁아졌던 그의 입지는 오프시즌이 되면서 더욱 협소해졌으며, 그도 이미 레이커스에서 뛰는 데 미련을 두지 않고 있었다. 결국, 레이커스가 가솔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고 봐야 하며, 이 때 멤피스와 원만한 합의가 뒤따랐다. 멤피스도 무려 12년 동안 팀의 골밑을 묵묵히 지켜 준 가솔과의 고별을 위해 기꺼이 거래에 응했다.
 

샐러리캡이 충분했던 멤피스는 가솔을 수용했다. 그와 함께 해도 무방했다. 제 아무리 재건 중이지만 그의 경험이 현재 유망주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멤피스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로 궤도에 진입했으며, 그의 의중을 우선 시 한 것으로 보인다. 멤피스는 그의 마지막을 응원하기로 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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