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인 궤도비행 성공..스페이스X, 우주 사업 독주 예고(종합)

김무연 2021. 9. 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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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고도 100km 머물 때 580km까지 쏘아올려
전문가 대동하지 않은 민간인 궤도비행 이번이 처음
내년 우주 여행 좌석도 개당 5500만달러에 팔려
스타링크 가입자 10만명 돌파..위성 인터넷 사업 확장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에 이어 우주 관광에 성공한 세 번째 민간 기업이 됐다. 특히 스페이스X는 경쟁사와는 달리 500㎞가 넘는 상공에서 궤도 비행에 성공하면서 진정한 우주여행 시대를 열었다.

인스피레이션4 팀을 태운 크루드래곤이 발사되는 장면(사진=CNN 중계 캡쳐)

베이조스와 비교 말라…580㎞에서 3일간 비행

스페이스X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8시 3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3분) 미국 플로리다주(州)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인 남성 2명과 여성 2명으로 구성된 ‘인스피레이션4’ 팀을 태운 우주선 크루드래곤 발사에 성공했다.

크루드래곤은 발사 후 약 2분 51초 뒤 초기 추력을 제공하는 로켓의 주 엔진이 분리됐다. 이어 약 발사 후 약 12분 20초 뒤 승조원 4명을 태운 캡슐이 분리돼 궤도 비행에 들어갔다.

인스피레이션 팀은 360마일(약 580㎞) 고도에 위치한 궤도에서 사흘 동안 머문다. 승무원은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흘 궤도 비행을 마친 우주선은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 바다로 귀환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의 이번 우주 여행은 우주선의 발사 고도 및 관광 기간에서 경쟁사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진짜 우주 관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버진 갤럭틱의 경우 지표면으로부터 80㎞까지 상승했고, 블루 오리진은 카르마 라인을 살짝 넘어선 고도 108㎞까지 올랐다. 우주여행이라고 칭했지만 ‘극미 중력’을 느끼는 데 그친 저궤도 비행이란 한계가 분명했다.

반면,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의 목표 고도는 목표 고도는 580km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허블 우주망원경 궤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이 우주 체류 시간이 10분 남짓이었던데 비해 크루드래곤은 3일 간 우주에 머물 계획이다.

인스피레이션4 승조원들(사진=스페이스X)

민간인들만 궤도비행하는 것은 처음…우주 여행 본격화 시동

무엇보다 이번 인스피레이션4 승조원은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WSJ에 따르면 민간인들로만 구성된 우주 탐사대가 궤도 비행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에 도달한 600명 가운데 54명이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그들 모두 우주 관련 전문가가 수행하는 임무에 합류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인스피레이션4 팀원은 총 4명이다. 신용카드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재러드 아이잭먼은 지난 2월 스페이스X에 수백만 달러를 지불하고 좌석 4개를 모두 구입했다. 이후 골수암을 이겨낸 세인트 주드 어린이 병원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 지구과학 교수 시안 프록터,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 공군 베테랑 크리스 셈브로스키 등을 동승자로 선발했다.

이에 따라 극미중력 상태가 아니라 궤도비행을 체험하고 싶은 부호들이 스페이스X에 몰리고 있다. 내년에 예정된 스페이스X 우주 여행 상품은 좌석당 5500만달러(약 642억원)에 팔렸다. 스페이스X도 우주 여행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례로 초기 추력을 제공하는 주 엔진의 경우 분리 뒤 지구에서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한다.

벤지 리드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 사업부문 선임이사는 발사에 앞서 “스페이스X의 장기적인 목표는 우주 여행을 비행기 표를 사는 것처럼 쉽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스페이스X는 최소 1년에 6번 이상 우주 여행용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기를 원한다”라고 밝히 바 있다.

머스크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스타링크가 고객에게 10만개 터미널 장비를 배송했다”고 적었다(사진=머스크 트위터)

위성 인터넷까지…스페이스X의 ‘우주 독주’

민간 우주 여행 부문에서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보여 준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영역에서도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4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타링크 위성 51개를 실은 팰컨9 로켓을 발사했다. 이번에 띄운 위성들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북 캐나다와 북유럽 일부 지역 등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링크는 위성 수만 개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구 상 어느 곳에서도 고객에게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위성 인터넷은 통신 케이블 등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산간도서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19년 11월 위성을 발사해 지난해 10월부터 월 99달러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가입자는 1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아마존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목표로 ‘카이퍼 프로젝트’를 발동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위성 인터넷 개발팀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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