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이하늬·이영애·고현정→'女없인 드라마無'..안방 장악한 女서사극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나이대의 차이가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여성이 강세다. 때문에 주제도 여성들이 선호하는 로맨스가 많았고 주인공도 남성에 집중했다. 잘생기고 멋있는 남성, '백마탄 왕자님' 등 여성들의 '취향 저격'을 노리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이 원하는 여성상이 안방을 장악하고 있다. 이른바 여성 서사를 내세운 작품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 '마인'으로 시작된 안방극장의 여성 서사 트렌드는 현재 방영에 한창인 tvN 월화드라마 '하이클래스'로 이어지고 있다. 조여정은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제주도라는 고립된 섬의 여자들의 삶이 안쓰러웠다. 잘 표현해서 여자들의 공감을 얻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트렌드는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17일 첫 방송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은 배우 이하늬의 '원맨쇼'에 가깝다. 검사와 재벌가 상속녀 1인 2역을 맡아 맹활약을 펼친다. 비리검사 강미나가 조연주라는 비운의 상속녀로 바뀌며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결국 강단은 있지만 가진게 없는 강미나와 가진 것은 있지만 헤쳐나갈 용기가 없는 조연주가 뭉쳐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다음달 13일 첫 방송하는 JTBC 새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은 고현정과 신현빈이라는 여배우를 내세워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 정희주, 그리고 그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돼버린 또 다른 여자 구해원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정소현 작가의 동명 소설 '너를 닮은 사람'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고현정은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행복하고 여유로운 가정을 꾸린 뒤 화가이자 에세이 작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정희주 역을 맡았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누리면서도 흘러간 시간에 대한 허망함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신현빈이 연기하는 구해원은 가난마저 빛나는 장식품으로 보이게 만들던 아름다운 청춘이었지만, 정희주와의 만남에서 큰 상처를 받고 시간이 갈수록 곪아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캐릭터다.

10월 중 첫 방송 예정인 JTBC '구경이'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을 표방하고 있다.

이영애는 이 작품에서 게임과 술이 세상의 전부인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를 연기한다. 또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로 떠오른 신예 김혜준은 극중 구경이와 특별하게 얽히는 미스터리한 대학생 케이 역을 맡았다. 결국 여성 버디 수사물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봉사기부재단 이사장 용국장 역에 김해숙을 캐스팅해 완벽한 여성 삼각구조를 만들어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시리즈에서 이익순 역으로 관심을 모았던 곽선영도 구경이의 경찰 후배이자 NT생명 조사팀장 나제희 역을 맡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사람만' '서른, 아홉' '그린마더스클럽' '퀸메이커' 등 여성들만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바야흐로 여성 서사극이 안방극장의 큰 흐름이 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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